만보기 앱 다운받아 살 '쭉' 빼니 이자 '쑥'
그동안 금리를 더 받기 위해선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이용실적 등의 조건을 채워야 했다. 하지만 월급 통장을 바꾸거나 카드를 많이 쓰는 게 현실적으로 그리 쉽지는 않다.

이에 따라 최근엔 걷거나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대학 입학이나 취업, 결혼과 출산시 금리를 더 주는 이색 예·적금 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새로운 콘셉트에 대한 호응도 만만찮다. 농협은행이 9월 출시한 ‘아름다운 예·적금’은 출시 두 달여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히트상품이 됐다.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가입하면 이자를 0.2%포인트 더 주는 통장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에 이런 ‘틈새 금리’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운동도 하고, 금리도 더 받고

건강도 챙기고, 재테크도 할 수 있는 은행 예·적금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기업은행이 지난 9월 선보인 ‘흔들어 예금’은 많이 걸을수록 금리를 더 준다. 만보기 기능을 갖춘 앱을 실행해 3만보 이상 걸으면 0.1%포인트, 5만보 이상 땐 0.2%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 연말까지 가입하면 0.15%포인트 추가 지급한다.

하나은행의 ‘S라인 적금’도 건강형 상품이다. 마라톤, 걷기대회 참가증이나 운동 관련 수강증을 제시하면 0.2%포인트를 더 준다. 헌혈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고 0.2%포인트를 더 받을 수도 있다.

결혼이나 출산을 앞둔 여성이라면 농협은행의 ‘미시 예·적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여성 전용인 이 상품은 본인 결혼·출산, 자녀 돌잔치·입학 때 각각 0.1%포인트를 더 지급한다. 국민은행의 ‘스토리 통장’도 결혼을 하는 고객들에게 금리를 더 얹어 수시입출식임에도 최고 연 2%까지 가능하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나 대학 졸업 및 취업을 앞둔 경우에도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의 ‘윙고 빙고 적금’은 가입 기간 중 취업에 성공하면 0.1%포인트를 더 지급한다. 우리은행의 ‘드림하이 적금’은 목표 대학에 들어가거나 회사에 입사하면 2.5%포인트까지 더 준다.

○함께 가입해 보험료 낮추자

보험 상품에 가입하면서 보험료를 아끼는 것도 필요한 재테크다. 보험약관만 꼼꼼하게 살펴봐도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여럿이 함께 가입하면 보험료가 할인되는 경우가 많다. 삼성생명은 다음달까지 ‘동시 가입 할인서비스’를 제공한다. 암·어린이보험에 한해 가족이 2명 이상 동시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1% 깎아준다. 3명 이상은 2% 할인된다.

상해나 질병으로 인한 입원일당과 암 진단 등을 보장해 주는 현대해상의 ‘퍼펙트 N 종합보험’은 부부 동시 가입시 보험료를 1% 할인해 준다. 동양생명의 어린이보험인 ‘수호천사 꿈나무 자녀 사랑 보험’은 형제·자매가 추가 가입하면 보험료를 2% 깎아 준다. 다만 할인 혜택은 계약시 보험사에 미리 알리거나 계약 체결 이후라도 따로 신청해야만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

김일규/김은정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