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전문가들은 '급진적인 발언'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실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밤 미 중앙은행 FOMC의 10월 의사록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역시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의 시행시기다.

전날 재닛 옐런 Fed 의장 지명자는 상원 은행·주거·도시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FOMC 위원 대다수(strong majority)가 저금리 정책이 경기회복을 지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통화정책이 미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모두 치유할 수 있는 만병 통치약은 아니다"면서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경제상황은 훨씬 더 나빠질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벤 버냉키 현 Fed 의장도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전미기업경제학협회(NABE) 참석, Fed는 필요한 만큼 오랜 기간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고용시장 개선이 지속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출구전략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과 옐런 지명자가 모두 양적완화 지속에 대한 의지를 거듭 드러내면서 조기 테이퍼링 시행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줄어든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FOMC 의사록은 경기 회복세에 대한 Fed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회복세에 대한 판단에 따라 향후 테이퍼링의 시행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10월 FOMC 의사록 공개가 증시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현재 더딘 미국 경기회복세를 감안할 때 Fed의 자산매입 축소가 시장 예상을 크게 넘어서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라며 "만약 Fed의 경기 회복 인식이 상향 조정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온건파(비둘기파)들의 입김이 강한 현 시점이 타이밍 상 최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FOMC의 온건적인 성향이 우세하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발표하더라도 시장에서 충격을 적게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투표 권한을 갖는 FOMC 위원들 12명 중 온건적인 성향의 위원이 9명, 강성파(매파) 2명, 중도파 1명"이라며 "위원 4명이 교체되는 내년보다 현 시점에서 경기 판단이 상향되는 것이 시장에 충격을 덜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FOMC 의사록에 대한 해석은 변경되는 문구나 문장 하나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된다.

한 연구원은 "만약 FOMC 위원들에 강성파의 비중이 늘어난 이후에는 '똑같은 문구'에 대해서도 시장 해석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