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취직한 가이트너…월가의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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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스노 美 전 재무장관 이어…사모펀드 합류
"재직 시절 금융사에 너무 관대" 곱지 않은 시선
"재직 시절 금융사에 너무 관대" 곱지 않은 시선

뉴욕에 있는 워버그핀커스는 16일(현지시간) 가이트너 전 장관이 내년 3월부터 전략담당 대표와 총괄이사로 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얼굴마담이나 고문역이 아닌 경영전략과 관리, 홍보를 총괄한다. 이 회사의 찰스 케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가이트너는 우리 파트너십의 정규 멤버로 활동하고 공동 CEO에게 직접 보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자산규모 350억달러인 워버그핀커스는 1970년대 ‘바이아웃(buyout) 펀드’를 소개하면서 세계 최대 PEF 운용사로 명성을 날렸다. 바이아웃펀드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이 돈으로 기업을 인수해 나중에 더 높은 가격으로 되팔아 수익을 남긴다. 워버그핀크스는 그러나 부동산과 헤지펀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온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밀리고 있다. 가이트너 전 장관은 해외 국부펀드 등 해외 자금을 유치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이트너 전 장관이 퇴임 후 월스트리트 금융회사에 취직한 로버트 루빈, 존 스노 등 전직 재무장관의 전철을 밟게 됐다”며 “이들은 거액의 연봉을 받고, 금융회사는 이들의 인맥과 경험을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융회사의 전직 고위관료 영입은 흔한 경우다. KKR은 지난 5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을 공공정책과 경제조사 팀장으로 영입했다. 또 댄 퀘일 전 부통령과 스노 전 재무장관은 PEF 운용사인 서버러스에 합류했다. 칼라일그룹은 조지 H W 부시(아버지) 전 대통령과 제임스 베이커 3세 전 국무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이트너 전 장관의 월가행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재무장관 시절 금융회사에 너무 관대했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가이트너 전 장관이 금융위기를 잘 수습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대마불사(too big to fail)’ 관행을 깨지 못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버그핀커스가 가이트너 장관 재직 때 공적자금을 받은 웹스터파이낸셜 스털링파이낸셜 등의 지분을 보유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