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불법도박…왜 이러나…방송가 예능프로 제작 '비상'
인기 진행자(MC) 이수근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에 줄줄이 연루되면서 방송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수근 탁재훈에 이어 토니안(안승호)과 붐(이민호), 앤디(이선호), 양세형 등이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하차하고 있어서다.

개그맨 출신 인기 MC 이수근은 혐의를 인정하고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이로써 그는 KBS ‘1박2일’ ‘우리동네 예체능’, tvN ‘백만장자 게임 마이턴’ MC 자리에서 물러났다. tvN 측은 첫 조치로 지난 11일 ‘백만장자 게임 마이턴’을 결방하고 후임 MC를 물색 중이다.

KBS는 13일 방송 예정인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이씨의 출연 분량을 최대한 잘라낼 계획이다. 다음주부터는 손가락 부상으로 녹화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차하게 된다.

가수 겸 MC 탁재훈은 최근 출연한 엠넷의 ‘비틀즈코드 시즌2’가 재방송되고 있는 상황. 엠넷 측은 12일부터 재방송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다음달 ‘시즌 3’를 내보낼 예정이며 수사 상황을 봐가며 후임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군 제대 후 MC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붐도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SBS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16일부터 붐을 제외한 채 방송한다. 25일 0시 10분 첫 방송될 예정인 ‘패션왕 코리아’는 붐의 출연 분량을 상당부분 촬영해놓은 상태. 제작진은 출연분을 최대한 뺄지, 새로 녹화할지에 대해 입장을 정리 중이다. 붐은 또한 KBS ‘출발 드림팀 시즌2’ MC에서도 하차한다.

아이돌그룹 H.O.T와 신화 출신인 토니안과 앤디도 도박 파문에 휘말렸다. 토니안은 QTV의 ‘20세기 미소년’에, 앤디는 JTBC의 ‘신화방송 시즌2’에 출연 중이다.

개그맨 양세형도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의 ‘무작정 패밀리 시즌3’에 출연 중이다. MBC에브리원 측은 “수사 상황을 봐가며 하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불법 도박에 연루된 연예인들을 대신할 예능인을 시급히 물색해야 할 상황”이라며 “유재석 신동엽 김구라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인물이 없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