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한 사람에 손 내미는 게 궁극의 치유"
“최근에 제주도보다 아름다운 섬이 발견됐는데 어딘지 들어보셨어요? ‘그래도’입니다.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답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그래도 살아있는 게 어딥니까?’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혜민·법륜 스님 등과 함께 불교계의 ‘힐링 멘토’로 손꼽히는 마가 스님(54·사진)은 언제나처럼 유쾌하게 웃었다. 저서 《알고 보면 괜찮은》(불광출판사 펴냄) 출간을 기념해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마가 스님은 템플스테이가 아직 덜 알려졌던 2002년 충남 공주 마곡사에서 ‘자비명상 템플스테이’를 시작해 마곡사를 템플스테이 명찰로 만들었다. 2003년 중앙대에 개설한 ‘내 마음 바로보기’ 수업은 처음 150명이던 수강생이 2011년엔 1500명까지 늘어 1초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된 강의로 유명하다.

늘 유쾌하게 웃는 마가 스님도 마음속 상처로 심하게 고생한 전력이 있다. 자신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옆집 여자와 딴살림을 차린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으로 스무 살 때 강원 오대산에서 자살까지 기도했을 정도였다. 마가 스님은 “스님이 되고서도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쉽사리 털어내지 못했다”며 “아버지를 마음의 감옥에 가두는 대신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시킴으로써 마침내 증오심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가슴 깊이 박혀 있던 미움을 훌훌 털어낸 마가 스님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속 미움과 아픔을 치유하는 자비명상의 전도사로 나섰다.

그는 “입으로 아무리 사랑을 말해도 마음속에는 무자비함과 동물성이 있기 마련인데 그걸 스스로 보게 하고 자비와 무자비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할지 기회를 주는 게 자비명상”이라며 “마주한 이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야말로 궁극의 치유”라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