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허리건강, 방치하면 디스크 악화
수능이 끝났다. 하지만 해방감도 잠시, 앞으로 남은 논술과 면접·실기 준비로 수험생들은 여전히 입시지옥에 갇혀있다. 남은 입시 레이스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수험생의 건강체크는 필수다. 특히 하루 12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책과의 사투를 벌이는 대한민국의 수험생이라면 척추건강을 체크해봐야 한다.

척추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더 압력을 받게 된다. 오랜 시간 앉아 있다 보면 자세가 구부정해지기 쉬우며 이때는 척추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 반복적으로 허리에 부담이 가해져 심할 경우에는 허리디스크가 발병할 수도 있다. 허리디스크는 현대인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척추질환으로 최근엔 PC 및 스마트폰의 사용시간이 증가하며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질환이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이라고도 하는 허리디스크는 허리뼈 사이 디스크(추간판)의 중심부에 있는 말랑말랑한 젤리 형태의 수핵이 질긴 테두리인 섬유테를 뚫고 빠져 나와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 뼈 사이에서 쿠션처럼 충격을 흡수해야 할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에 압박을 주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린 방사통이 발생하며, 탈출된 추간판이 신경근을 자극하여 다리에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근력 또한 약해져 족부 신전근이 쇠약해지고, 발뒤꿈치로 걷는 것이 어려워지기도 하며, 간혹 돌출된 수핵이 크고 중앙에 위치한 경우엔 대소변 기능장애, 하지 마비가 올 수도 있다.

◆수술 필요하다면 최소상처 척추수술이 안전

허리디스크 치료라고 하면 흔히 수술부터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비수술적 방법를 통한 치료도 가능하다. 고한상 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일부 환자를 제외하면 약물요법(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 물리치료요법, 운동요법(MEDX), 통증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크게 호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상이 심각하거나 비수술적 치료를 지속했음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고 과장은 “과거에는 척추수술 후 합병증이나 감각이상, 더 심한 통증 등 여러 가지 후유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척추수술이 환자들에 큰 두려움이 되었지만, 최근에는 최소상처 척추수술(MISS, Minimally Invasive Spine Surgery)이 시행되며 수술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 대한 걱정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소상처 척추수술은 통증 및 부작용이 적은 최신 수술방법으로 기존 수술법에 비해 절개 부위가 현저히 작아 수술 후 조기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허리디스크의 최소상처 척추수술 방법에는 미세현미경 디스크수술과 내시경고주파 레이저디스크수술이 있다. 미세현미경 척추수술은 현미경을 통해 디스크 부위를 보며 치료하는 수술방법으로 매우 작은 현미경을 통해 1.5~2cm만의 작은 상처만 내어 수술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표준화된 치료방법으로 재발률을 낮출 수 있으며 수술 후 결과가 좋고, 안전성이 높다.

내시경 고주파 레이저 수술은 내시경 모니터를 보며 고주파 레이저로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방법이다. 국소마취를 통해 환자와 대화를 하며 시행하고 뼈나 신경, 근육을 손상시키지 않고 수핵을 보존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다. 합병증과 수술 후 요통이 매우 적을 뿐 아니라 6mm의 작은 상처만 남기 때문에 흉터도 거의 없다. 고 과장은 “최소상처 척추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수술의 효과 및 안정성이 매우 높은 수술방법으로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령환자도 감염이나 합병증, 회복의 지연에 대한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바른 자세 유지하고 스트레칭 자주 해야

하지만 최소상처 척추수술은 난이도가 높아 숙련된 전문 의료진의 실력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의료시스템과 최신 의료시설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수술법이다. 또한 척추질환은 증상의 정도, 환자의 건강상태, 생활패턴에 따라 알맞은 치료방법이 각기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경우 척추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재활치료 및 관리방법에 따라 수술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인들에 비해 허리주위의 근육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의 위험이 높다. 고 과장은 “많은 사람들이 수술 후에는 안정을 취하기 위해서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경우에 따라 수술 후 너무 오랫동안 누워만 있으면 수술효과가 반감되기도 한다”며 “수술 후 재활치료는 약해져 있는 척추 주위의 근육을 강화해 근육 기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반드시 개인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의 요통 예방 및 허리디스크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좋은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에 작용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맨손체조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잘못된 스트레칭은 오히려 척추건강을 해치고 요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동작은 부드럽고 안정된 자세로, 반동을 주지 않고 천천히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고한상 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