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가구 시장…리바트 "가정용 시장서 부진 만회하겠다", 한샘 "매장 대형화로 점유율 더 높인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리바트(대표 김화응)가 가정용 가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화점에 매장을 내고 홈쇼핑 판매에도 나서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가구업계 1위인 한샘(회장 최양하)과 정면으로 맞붙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한샘은 매장 대형화 및 인테리어 유통 사업 강화를 통해 추격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리바트, 가정용 가구 시장 공략

국내 가구업계 1위는 한샘, 2위는 리바트다. 하지만 격차는 크다. 한샘은 지난 상반기 매출 4438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기록했다. 리바트는 이 기간에 매출 2465억원, 영업이익 55억원으로 한샘에 훨씬 못 미쳤다.

사업 구조도 다르다. 한샘은 지난해 매출의 43%를 붙박이장 등 인테리어 사업에서 거둬 들였다. 26.5%를 주방가구에서 벌었다. 반면 리바트는 가정용 가구 매출이 26.7%에 그쳤고 나머지는 건설사 공급물량(32.9%)과 사무용 가구(16.8%), 자재유통(23.6%) 등이었다.

현재 리바트는 특판과 사무용 가구 비중이 높았던 사업구조를 ‘가정용 가구’ 쪽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건설경기 침체와 사무용 가구 판매 부진을 주방을 비롯한 가정용 가구시장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연스럽게 이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인 한샘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 싸움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지난 5월 리바트 대표이사가 된 김화응 부사장이다. 그는 “가정용 가구 비중을 확대해 특판의 한계를 넘자”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한샘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말이 나온다.

○현대백화점과 시너지 노려

리바트가 현대백화점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간 것은 2011년 12월.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그린푸드가 리바트 지분 23.65%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리바트는 지난해 현대백화점 목동점, 충청점, 대구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서울 무역센터점, 부천 중동점에 추가로 매장을 냈다. 가정용 가구 매장인 ‘스타일 샵’을 주방가구 매장과 통합하는 리모델링도 진행 중이다. 올해 말부터는 현대홈쇼핑을 통한 판매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리바트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을 통해 프리미엄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가정용 및 주방용 가구 매장을 통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온라인 제품 판매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샘, 매장 대형화로 맞대응


주방가구 시장에서 오랜 강자였던 한샘은 매장 대형화와 인테리어 사업 확대로 1위 자리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7일 광주광역시에 개점한 200여평 규모의 ‘한샘 키친바흐 전시장’이 대표적이다. 1000만원이 넘는 가구 등을 전시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한샘은 또 주방 인테리어 제휴점을 늘리면서 건자재 유통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 분야 매출은 2008년 96억원에서 지난해 1028억원으로 커졌다. 올해 9월부터는 온라인몰에서도 주방 가구를 팔기 시작했다.

한샘 관계자는 “1986년 주방가구 사업을 시작한 이후 한샘은 부동의 1위였다”며 “탁월한 제품 디자인과 영업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