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유럽연합 지원 돌입…美·러 등 주요국도 동참

'슈퍼 태풍' 하이옌(Haiyan)이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사망자가 1만명을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제 사회가 필리핀 태풍 피해 돕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밸러리 에이머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 국장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필리핀에 있는 유엔 기구들이 신속히 생필품을 지원하고 재난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와 응급 구조당국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머스 국장은 "슬프게도 사망자수가 올라갈 것"이라면서 필리핀 정부는 전국 36개 주에서 430만명이 태풍 피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을 통한 성명에서 필리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명손실과 엄청난 국가 인프라 피해로 인해 슬프다는 내용의 애도 입장을 표했다.

유엔 재난평가조정팀(UNDAC)은 이날 태풍으로 큰 타격을 받은 필리핀 타클로반 지역에 도착해 피해 조사에 착수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과 세계식량기구(WFP)도 필리핀 주재 팀들을 이용해 필수품 조달을 위해 피해 지역 접근을 노리고 있다.

유니세프는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필수 의약품과 마실 물, 위생용품을 공급하며 무엇보다 인명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즉각적인 지원에 동참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집행위가 필리핀 정부를 돕기 위해 팀을 파견했다면서 신속한 구조와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주요 국가들도 태풍피해 돕기에 나섰다.

미국 국방부는 필리핀에 해·공군 장비와 인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미 태평양 사령부에 필리핀에서 인도적 구호임무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며 헬리콥터와 항공기 등 인양·수송장비와 해양 수색·구조장비를 임무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필리핀 현지에 구조대와 이동식 병원을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필리핀 국민과 대통령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신속히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대통령실 공보실이 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필리핀을 돕기 위해 10일 구호자금 49만 달러(약 5억2천만원)를 즉시 전달하고 추가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이번 태풍에 따른 피해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태풍 피해 가족들을 위해 깔개와 담요, 모기장, 물 저장용기, 의료품 등 사전 배치할 긴급 구호품을 즉각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의 머레이 맥컬리 외무장관도 적십자를 통해 전달될 기부금이 현지에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구호물자를 마련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각각 36만6천달러, 12만4천달러씩 필리핀에 기부했다.

앞서 필리핀 경찰과 지방정부는 태풍 하이옌에 따른 사망자 수가 최대 1만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 당국은 현장에 군 병력을 투입해 복구작업과 구호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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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유엔본부 AP·AFP·신화=연합뉴스) eddie@yna.co.kry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