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핸슨 미국 다우코닝 회장은 70년 동안 글로벌 선두를 지키고 있는 비결에 대해 “한우물을 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핸슨 회장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한국 투자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다우코닝 제공
로버트 핸슨 미국 다우코닝 회장은 70년 동안 글로벌 선두를 지키고 있는 비결에 대해 “한우물을 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핸슨 회장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한국 투자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다우코닝 제공
“한국을 세계 최대 LED(발광다이오드)용 실리콘 생산기지로 키울 계획입니다.”

로버트 핸슨 미국 다우코닝 회장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다우코닝은 세계 최대의 실리콘 생산기업으로 미 다우케미컬과 코닝이 합작 설립했다. 지난 1983년 럭키(현 LG화학)와 50 대 50 합작을 통해 한국에 진출했고, 1995년 미 본사가 LG 측 지분을 인수해 한국다우코닝으로 새로 출범했다. 현재 충북 진천 공장에서 각종 접착제와 고무, 섬유유제, 코팅재 등 실리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지난 5일 방한한 핸슨 회장은 진천 공장을 둘러보고 280명의 한국법인 직원과 고객사를 만났다. 그는 진천 공장에 대해 “미국, 일본, 독일 공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 효율성과 제품 경쟁력이 높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다우코닝 진천 공장은 2009년부터 LED용 실리콘 라인을 갖추고 LED 칩을 둘러싸는 ‘실리콘 인캡슐런트’를 생산해 삼성, LG TV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LED 칩을 보호해 수명을 연장하고 밝기를 개선하는 제품이다.

핸슨 회장은 “2011년 3차 증설을 완료해 세계 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췄지만 추가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세계 최초로 LED 칩을 둘러싸는 최첨단 기술의 ‘패키징 라인’을 도입했고 한국에서 검증을 거친 뒤 전 세계 다른 공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공장은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로 LED용 실리콘을 수출하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우코닝은 실리콘이라는 신소재로 창립 이후 70년 동안 글로벌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핸슨 회장은 그 비결에 대해 “한 우물을 팠기 때문”이라며 “실리콘이 다른 물질과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그리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품을 어떻게 만들지를 항상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샴푸, 데오드란트, 스마트폰 필름까지 주변을 보면 실리콘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면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탐구정신과 개발 능력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핸슨 회장은 한국다우코닝이 올해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IT(정보기술)기기, 가전제품 분야에서 고객사인 한국 기업들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다우코닝은 지난해 61억2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한국다우코닝은 전년 대비 약 9% 증가한 49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한국은 다우코닝의 전 세계 법인 중 매출 기준으로 5위 수준”이라며 “지난 5년간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보였고 올해도 수출 물량이 늘어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코닝은 한국 기업과 공동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0년엔 대우인터내셔널과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합성피혁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핸슨 회장은 “북미 시장에서 가구용으로 양산 판매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의 자동차 업체에 시트용으로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