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 피해 업체가 첫 대상
김민조 김앤장법률사무소 사회공헌위원회 소속 변호사(37·사법연수원 36기·사진). 그는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사회공헌 전문변호사다. 지난 5월 로펌 김앤장에 합류한 것도 김앤장이 사회공헌위원회를 정식 출범한 게 계기가 됐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변호사는 “프로보노(probono·사회적 약자에게 제공하는 무료 법률서비스)가 해외 변호사들에게는 당연한 활동인데 국내에는 아직 인식이 덜 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행착오도 겪고 있지만 국내에 프로보노를 정착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첫 프로보노 고객은 개성공단정상화촉구비상대책위원회였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120여개사가 소속된 이 위원회는 때마침 김앤장이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한 지난 5월 첫 프로보노 고객이 됐다.
김 변호사는 통일·보험법, 입법 분야 10년차 이상 변호사 등 10여명이 참여한 태스크포스를 구성,입주 업체들의 손실을 보상하는 내용의 일명 ‘개성공단특별보상법’ 초안을 최근 만들었다. 김 변호사는 “폐쇄 당시 상품을 팔지 못해 발생한 손해뿐 아니라 떨어질 대로 떨어진 기업신뢰도 등 피해가 막심했다”며 “처음에는 상인들이 ‘프로보노 형식이 아니라 수임료를 줄 테니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입법 자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자칫 대형 로펌이 프로보노 고객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프로보노가 불특정 다수 고객을 로펌으로 유인하는 ‘입질’로 오해받을 수 있어서 소송을 맡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서울변호사회 사무차장을 지낸 뒤 헤이그 유고전범재판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에서 일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