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오피스' 도입 증권사 잇따라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 자산관리에 그치지 않고 투자은행(IB) 기능을 접목한 ‘패밀리 오피스’를 도입하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삼성 신영 KDB대우 동양 우리투자 등 6개 증권사가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패밀리 오피스란 한 가문의 자산 관리를 위한 투자자문은 물론, 절세 전략과 세대 간 부의 승계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집사형 PB’ 서비스를 말한다. 해외에서는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 1월 삼성생명이 처음으로 관련 서비스를 도입했다.

증권사들은 예탁 금융자산이 10억~50억원 규모인 ‘상위 1%’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영증권은 예탁자산 규모에 관계없이 기존 고객이나 임원 추천을 받으면 서비스해준다. 따로 지점을 두고 있는 신영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는 본사에 투자 컨설턴트와 부동산 전문가, 세무 전문가 등으로 조직된 전담팀을 꾸려 서비스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존 PB 서비스 외에 중소기업 사주를 겨냥해 가업승계 및 기업경영 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작년 2월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서비스를 도입한 미래에셋증권의 강경탁 WM비즈니스팀장은 “현재 20여 가문에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권 승계를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며 “사업 확장을 원하는 2세 경영인들을 위해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주선하는 등 IB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한다”고 말했다.이들 증권사는 패밀리 오피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응철 신영증권 APEX패밀리오피스 부장은 “금융자산뿐 아니라 부동산 관리자문에서도 세입자 선정에서 실제 매매거래가 성사되는 단계까지 일임·운용을 수행함으로써 자문 수수료 등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소정 KDB대우증권 컨설팅지원부장은 “증권사는 보험이나 은행 등 다른 업권에 비해 다룰 수 있는 상품군이 다양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패밀리 오피스가 증권사 PB 서비스의 기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