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압류주택을 기초로 한 새로운 형태의 채권이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일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인 블랙스톤은 그동안 매입한 3000여채의 압류주택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이번주부터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채권 투자상품이 생기는 것이어서 월스트리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매에 성공할 경우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들이 압류주택 투자를 위해 더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주택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들은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폭락하자 시장에 나온 압류주택을 대거 사들여 임대 사업을 벌이고 있다. 블랙스톤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임대수익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4억4900만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키로 하고 지난 수개월간 도이치뱅크와 함께 상품을 개발해 왔다.

주택모기지담보부증권(RMBS)과 상업용모기지담보부증권(CMBS)의 성격을 동시에 보유한 새로운 형태의 구조화 상품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이 채권들 중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에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했다. 만약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않는다고 해도 블랙스톤이 주택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어 부도 위험이 작다고 판단한 것.

시장에서는 이 채권이 처음 선보이는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등급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압류주택을 팔아 현금화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