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옵션거래 제도 개선안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제도가 개선되면서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상승 추세가 꺾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거래소는 달러화 옵션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9월 30일부터 기본예탁금을 1500만 원에서 50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실물 인수도 방식은 차익부분에 대해서만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바꿨다. 결제 방식도 달러화에서 원화로 변경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옵션 거래량은 제도 개선안이 시행되면서 꾸준히 늘었다. 제도 개선안이 시행된 첫 거래일 26계약(1계약=1만 달러)을 시작으로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3일에는 629계약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거래량은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 말 96계약까지 떨어졌다. 가장 높았던 수준보다 거래량이 85% 급감했다.

한륜석 한국거래소 금융파생제도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달러화 옵션에 대한 매수호가와 매도호가가 크게 벌어져 거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 위험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거래에 나서지 못했다는 얘기다.

미국 달러화 옵션 시장에선 정해진 가격에 달러를 거래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판다. 수출 중소기업의 환율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1999년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하지만 거래가 불편하고 투자자들의 이해가 부족해 2001년 이후 개점휴업 상태였다.

거래소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난 7월 관련 규정 및 세칙을 개정하는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9월 말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제도 개선 이후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 달 동안 3308계약이 이뤄졌다. 2010년 한 해 484계약이 이뤄진 것에 비해 큰 폭으로 거래가 증가했다. 2011년과 지난해에는 한 건의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거래소 측은 최근 일시적으로 거래가 부진했지만 다음주부터 KDB대우증권, NH농협선물, 유진투자선물 등 시장조성자들이 다시 분위기를 주도하면 거래량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은행들의 시장 참여도 예정돼 있는 만큼 향후 미국 달러화 옵션거래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자신했다.

한 팀장은 “현재 도이치은행만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번달 KB국민은행, 외환은행의 참여를 시작으로 연내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시장에 들어올 것” 이라며 “현재 투자자 전체의 17.22%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 비중이 늘어나면 거래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