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31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이번에 시장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고, 예상대로 됐는데도 주가가 하락했다"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의 숙제"라고 말했다.

간밤 FOMC는 성명을 통해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실업률이 6.5% 이상을 기록하고 1~2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2.5%를 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에도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중앙은행이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다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강조할 것으로 봤는데, '경제의 지속적인 개선' '노동시장 다소 개선' 등 예상보다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축소가 오는 12월에 실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김 총재는 뉴욕 증시 하락에 대해 "이제는 시장이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는 얘기"라며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문제"라고 전했다.

FOMC 결과를 부정적으로 해석하지는 않았다. 그는 "실업률이 6.5%까지 내려오지 않고, 또 물가상승률이 2.0~2.5%를 넘기 전까지 양적완화를 계속하겠다는 기본 입장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기업이 투자하려면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이 확신에는 대외요인도 많이 영향을 미친다"며 "중앙은행이 기업과의 정보공유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 김상헌 네이버 사장, 김영준 롯데상사 사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박기홍 포스코 사장, 이문석 SK케미칼 사장, 이창근 매일유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