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은 30일(현지시간) 월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여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현행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연 0∼0.25%로 제로(0)에 가깝게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도 이어가기로 했다.

Fed는 29일부터 이틀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Fed의 이날 결정은 시장과 전문가들이 대체로 예측했던 내용이다.

시장에선 미국의 경기 및 고용 통계나 지표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정치권의 대립 격화로 예산·재정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Fed가 이달 회의에서 양적완화의 출구 전략을 의미하는 이른바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에 착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점쳐왔다.

Fed도 이날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재정정책이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위원회는 채권 매입 속도를 조절하기에 앞서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를 더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최근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moderate pace)로 확장하고 있다.
노동 시장의 상황이 최근 몇 개월간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회의 때와 똑같은 표현의 경기 진단이다.

Fed는 시중 유동성 확대를 통해 고용을 활성화하고 경기 회복을 견인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월 국채 450억 달러 상당과 모기지채 400억 달러 어치를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언제 테이퍼링에 돌입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조치에는 경기 부양 기조 유지를 천명해온 벤 버냉키 의장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부의장 등 FOMC 이사 11명이 찬성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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