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펀드 환매, 부모 모두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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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 단속 강화…기본서류만 4종 필요
1조8100억원 규모…1년 수익률 4%로 저조
실명제 단속 강화…기본서류만 4종 필요
1조8100억원 규모…1년 수익률 4%로 저조
주부 서정명 씨(36)는 31일 자녀 명의의 어린이 펀드를 환매하려다 은행 직원과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가져오라는 서류가 지나치게 많은 데다 부모 모두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고 요구해서다. 서씨는 “몇 년 전 가입할 때만 해도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는데 막상 펀드를 해지하려니 까다롭게 구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모가 자녀 학자금 등의 용도로 대신 적립하는 어린이 펀드를 놓고 소비자와 금융회사 간 마찰이 빈번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은 뒤 펀드 환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금융실명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선 게 원인이다.
현재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 자녀 이름으로 가입한 어린이 펀드를 해지하려면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다. 부모(법정대리인)가 미성년자의 금융거래를 대신 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선 원칙적으로 어린이 펀드 가입자(자녀)의 부모 둘 다 창구를 방문해야 한다. 금융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부모 모두 들르기 어렵다면 못온 부모의 위임장 및 인감증명서가 필요하다. 이와 별도로 가족관계증명서와 자녀 기준으로 표시된 기본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A은행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금융자산을 처분하는 것이어서 법정대리인 모두의 증명이 있어야 한다”며 “당국이 어린이 펀드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이기 때문에 깐깐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입할 때와 달리 유독 환매할 때 더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경우 어린이 펀드에 처음 가입할 때 부모 중 한 명의 서명만 있으면 되는데 해지할 때는 부모 양쪽의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어린이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도 환매를 고려하는 가입자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부분이다. 어린이 펀드는 공모 설정액만 1조81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테마펀드다.
펀드 평가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어린이 공모 펀드의 지난 1년간 평균 수익률(31일 기준)은 4.02%다. 대형 테마펀드 중에선 최하위권이다.
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최장 10~20년씩 가입하는 장기 상품이어서 종목 선정이 더 어렵다”며 “대신 어린이 펀드에 대해선 수수료를 깎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부모가 자녀 학자금 등의 용도로 대신 적립하는 어린이 펀드를 놓고 소비자와 금융회사 간 마찰이 빈번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은 뒤 펀드 환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금융실명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선 게 원인이다.
현재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 자녀 이름으로 가입한 어린이 펀드를 해지하려면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다. 부모(법정대리인)가 미성년자의 금융거래를 대신 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선 원칙적으로 어린이 펀드 가입자(자녀)의 부모 둘 다 창구를 방문해야 한다. 금융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부모 모두 들르기 어렵다면 못온 부모의 위임장 및 인감증명서가 필요하다. 이와 별도로 가족관계증명서와 자녀 기준으로 표시된 기본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A은행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금융자산을 처분하는 것이어서 법정대리인 모두의 증명이 있어야 한다”며 “당국이 어린이 펀드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이기 때문에 깐깐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입할 때와 달리 유독 환매할 때 더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경우 어린이 펀드에 처음 가입할 때 부모 중 한 명의 서명만 있으면 되는데 해지할 때는 부모 양쪽의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어린이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도 환매를 고려하는 가입자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부분이다. 어린이 펀드는 공모 설정액만 1조81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테마펀드다.
펀드 평가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어린이 공모 펀드의 지난 1년간 평균 수익률(31일 기준)은 4.02%다. 대형 테마펀드 중에선 최하위권이다.
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최장 10~20년씩 가입하는 장기 상품이어서 종목 선정이 더 어렵다”며 “대신 어린이 펀드에 대해선 수수료를 깎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