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올 투자 최대 55조원…연초계획보다 9조원 증가
삼성그룹이 올해 최대 55조원을 투자한다. 지난해보다 7조원, 연초에 세운 목표보다 9조원 증가한 수치다. SK그룹은 당초 고용 목표보다 3%가량 많은 8000개 안팎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국내 30대 그룹 사장단은 29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그룹별 올 투자·고용 계획과 이행 현황을 밝혔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은 올해 초 4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가 지난 5월 53조원으로 투자 규모를 늘렸다”며 “연말까지 1조~2조원 더 늘려 최대 5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공급 부족 상태인 반도체 부문에서 내년에 집행할 투자를 앞당기고 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투자가 많아 시설 투자액만 35조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연말까지 55조원을 투자하면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해(47조8000억원)보다 15% 늘어난다.

포스코도 투자 계획을 초과 달성할 방침이다. 박기홍 포스코 사장은 “올해 투자 목표는 8조5000억원이었는데 3분기까지 76%인 6조7000억원을 집행했다”며 “4분기에 투자를 좀 더 늘려 올해 전체 투자액은 8조9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는 고용 창출에 앞장섰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올해 SK그룹은 7700명을 고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목표보다 2~3%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삼성, 올 투자 최대 55조원…연초계획보다 9조원 증가
다른 기업들은 기존 투자 및 고용 목표를 이행할 뜻을 재확인했다. 정진행 현대자동차그룹 사장은 “지금까지 원래 계획(14조원)의 70%를 투자하고 올해 고용 목표(8500명)의 85%인 7200명을 채용했다”며 “올해 어려운 사정이 많았지만 약속한 투자와 고용 계획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석제 LG화학 사장은 “올해 20조원 정도 투자하기로 했는데 현재 진도가 늦은 편이지만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목표를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채정병 롯데그룹 지원실장(사장)은 “올해 투자액은 작년보다 10% 이상 늘려 집행하고 있으며 고용도 계획(1만5500명)의 70%를 넘겼다”며 “연말까지 투자와 고용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기업들이 공격 경영에 나섬에 따라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 목표는 5월 148조8000억원에서 154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올해 고용 목표도 12만7700명에서 14만700명으로 증가했다.

윤 장관은 이날 30대 그룹 사장들에게 “남은 4분기에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당초 세운 투자와 고용 계획을 100%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직무와 무관한 스펙을 배제하고 기업에 필요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는 채용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또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대기업과 협력사의 생산성 혁신을 추진하는 ‘산업혁신운동 3.0’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배석준/정인설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