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0월이지만 증권업계는 벌써 내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통상 11월을 전후해 연간 전망을 내놓던 증권사들이 올해는 일찌감치 보고서를 내고 영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반기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가운데 내년 증시는 지난 2년간의 박스권 생활을 청산하고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높다.

29일 주요 증권사 중 처음으로 ‘리서치 포럼’을 개최한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850~2320으로 제시했다. 키움 하이투자 KB투자 LIG투자증권 등 연간 전망을 제시한 다른 네 곳도 코스피지수가 2300에서 최대 2400까지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에서 불어오는 경기 회복의 훈풍이 국내 증시를 밀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는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을 넘어 두 번째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민간 주도의 2차 회복 단계에서는 투자가 재개되면서 경기 회복 사이클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히 지난 3년간 정체돼 있던 수출이 증가세를 회복하면서 외국인 매수세를 끌어들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수는 지속되고 있는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다. 원화가 강세를 보일수록 수출 우려는 커지고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상승 속도나 기업이익 상향폭이 둔화될 수 있어 내년 주식시장은 ‘상고하저’ 패턴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