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성공 모델' 에어비앤비·우버 "숙박·車 공유 한국서도 대박낼 것"
#1. 갑자기 결정한 파리 여행이라 묵을 곳을 예약하지 못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에어비앤비(Airbnb)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역명과 숙박기간을 입력하자, 생마르탱 운하 근처의 숙박지 31곳 리스트가 떴다. 그중 위치도 좋고 깔끔해 보이는 한 가정집을 골라 집 주인 소개와 내부 사진, 이용후기까지 꼼꼼히 살펴본 후 결제했고 그걸로 예약 끝이다.

#2. 이제 숙박지까지 가야 하는 게 고민이다. 짐은 많은데 비가 오고 목도 마르다. 하지만 걱정없다. 휴대폰을 꺼내 우버(Uber)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택시를 예약한다. 5분 만에 도착한 택시엔 마실 물도 있다.

숙박 임대 서비스를 하는 ‘에어비앤비’와 콜택시 서비스 회사인 ‘우버’가 하는 비즈니스다. 분야는 다르지만, ‘공유’와 ‘연결’을 기반으로 성공한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이라는 게 두 회사의 공통점이다. 단순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이들 회사는 올해 나란히 한국에도 진출했다.

KOTRA가 최근 개최한 미 샌프란시스코 무역·투자 협력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앨런 창 에어비앤비 동북아본부장과 라이언 그레이브스 우버 글로벌사업 총괄을 만났다. 창 본부장은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하루 이용자가 10만명으로 매년 성장률이 300%를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만난 호스트(주인)와 게스트(손님)가 오프라인에서 교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2008년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5년째인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현재 에어비앤비엔 전 세계 192개국 35만개 숙박지가 올라와 있다. 에어비앤비의 ‘집 공유’ 사업의 핵심은 신뢰다.

에어비앤비는 직접 공급자의 집을 찾아 시설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린다. 수요자가 에어비앤비에 숙박비를 지불하고 24시간을 지내면 3%의 수수료를 떼고 공급자에게 돈을 지급한다.

에어비앤비는 올 1월 한국에 진출했고 서울에만 2000곳의 숙박 리스트를 갖고 있다. 창 본부장은 “2018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도 있고 숙박 수요는 급증할 텐데 호텔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아시아에서도 한국은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가 ‘머물 곳’을 서비스한다면, 우버는 ‘탈 것’을 공유한다. 그레이브스 총괄은 우버를 일종의 ‘개인기사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신속성과 정확성이 떨어져 콜택시 서비스의 70% 정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전했다. 승객에겐 효용성을, 기사들에겐 차량 운영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동시에 제공한 것이다. 고급 리무진이나 방탄차, 아이스크림 트럭 등 선택 옵션도 다양하다.

그레이브스 총괄은 “19개국 50개 도시에 진출해 있는데 최근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구글의 벤처캐피털인 구글벤처스도 비즈니스 가치를 보고 우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레이브스 총괄은 최근 현대차와도 만남을 가졌다. 그는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우버의 차가 거의 에쿠스”라며 “어떤 협력 사업에 대한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