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문화 없는 브루나이에 한국식 졸업식 전파
28일 오전(현지시간)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 있는 제루동국제학교 예술관 강당에서 열린 초등학교 졸업식. 한국인에게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말레이어 가사였지만 곡조는 한국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들을 수 있는 ‘졸업식 노래’였다. 150명의 학생들이 아리랑과 고향의 봄을 우리말로 함께 부르고 졸업장을 받는 모습은 한국 졸업식장과 비슷했다. 졸업식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가운데), 한승수 전 국무총리, 최병구 주 브루나이 한국대사, 페힌 하지 아부 바카르 브루나이 교육부 장관과 부장관을 포함한 브루나이 교육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재학생 대표 다양 위노나 쿠라밍(11)은 “언니 오빠들은 우리를 떠나 중학교로 올라가지만 열심히 공부해 가고 싶은 학교에 진학하라는 조언을 마음에 새기겠다”며 “선배들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졸업생 대표 아왕 숀 토 밍 송(12)은 “오늘 졸업식은 우리가 공부를 열심히 해 브루나이의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격려받는 자리”라며 “5학년 후배들도 성공한 학생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달라”고 말했다.

부영그룹은 2004년부터 베트남 캄보디아 동티모르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14개 국가에 60여만개의 칠판과 6만여대의 전자 피아노를 기증했다. 인구 40만명의 산유국인 브루나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9355달러(2012년 기준)인 부국이지만 졸업장만 받고 끝나는 졸업 문화를 아쉽게 생각한 이 회장이 한국식 졸업식을 제안해 올해 성사됐다. 부영그룹은 2011년과 지난해 440대의 전자피아노를 기증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축사에서 “한국에서는 정든 교정을 떠날 때 졸업식을 열어 졸업생의 새 출발을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세계 여러 나라와의 문화 교류를 확대해 많은 어린이가 배움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페힌 하지 아부 바카르 장관도 “부영그룹이 2년 전부터 피아노를 기증한 것을 감사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다르스리브가완=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