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대사관 모두 유치하라" 특명 내린 까닭은
서울 성북동에 있는 주한 네팔대사관은 지난달 주거래은행을 한 시중은행에서 외환은행으로 바꿨다. 거래 수수료를 낮춰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외환은행의 제안을 받아들인 결과다. 외환은행은 지난해에도 경쟁 은행과 거래하던 주한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을 고객으로 유치했다.

주한 외국대사관이 거래은행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본국의 승인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이 잇따라 대사관을 빼앗아 오는 데 성공하자 윤용로 외환은행장(사진)은 크게 고무됐다.

윤 행장은 내친김에 국내 모든 외국대사관이 외환은행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지금은 102개 주한 외국대사관 가운데 77개가 외환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대사관 자체로는 은행 수익에 큰 도움이 안된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사관을 잡고 있으면 국내에 진출하는 해당 국가의 기업이나 해당 국가로 진출하는 국내 기업과의 거래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경제력 있는 대사관 직원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도 한발 앞설 수 있다는 게 외환은행의 설명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