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한상 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
고한상 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
모든 사람들이 일생동안 한 번 이상은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고 할 정도로 척추질환이 많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보편화된 증상이다. PC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사용시간 증가로 척추질환이 발병하는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퇴행성변화로 척추질환이 나타났지만 이제 젊은층에서도 척추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척추질환은 대부분 허리통증이라는 공통된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아직도 허리 통증이 나타나면 가장 많이 알려진 ‘허리디스크’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질환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같은 척추질환이라고 하더라도 증상의 정도 및 환자의 건강상태, 생활패턴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다. 특히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와 중기의 경우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을 통해 더 이상 질환이 발전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통증을 조절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심각하거나 보존적 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봐야 한다. 과거에는 척추수술 후 합병증이나 감각이상, 심한 통증 등 여러가지 후유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환자들의 부담이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소상처 척추수술(MISS, Minimally Invasive Spine Surgery)에 기반한 각종 수술법이 시행되면서 수술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최소상처수술


척소상처 척추수술은 기존 수술법에 비해 절개 부위가 현저히 작아 수술 후 조기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고 통증 및 부작용이 적은 최신 수술법이다. 우선 척추(목·허리)디스크의 경우 미세현미경 수술과 내시경 고주파 레이저 수술을 시행한다. 미세현미경 척추수술은 현미경을 통해 디스크 부위를 보며 치료하는 수술방법이다. 매우 작은 현미경을 통해 수술 부위를 세밀하게 보며 시술하므로 1.5~2cm만의 작은 상처만 내어 수술할 수 있다. 이 수술법은 허리디스크의 재발을 크게 낮췄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표준화되고 수술 후 결과가 좋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높다.

다음으로 내시경 고주파 레이저 수술은 내시경 모니터를 보며 고주파 레이저로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방법으로 국소마취를 통해 환자와 대화를 하며 시술한다. 뼈나 신경, 근육을 손상시키지 않고 수핵을 보존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며 합병증과 수술 후 요통이 매우 적다. 또한 6mm의 작은 상처만 남을 뿐 흉터도 거의 없다. 척추의 신경이 내려가는 둥근 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을 받아 아픔을 느끼는 척추관협착증의 경우엔 최소상처 요추후궁성형술과 최소상처 척추고정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최소상처 요추후궁성형술은 척추 뼈융합 및 나사못 고정이 필요 없을 경우에 시행되는 수술이다. 등쪽을 최소한으로 절개한 뒤 현미경으로 문제가 생긴 부위를 확대해 지켜보면서 두툼해진 뼈와 인대를 부분적으로 제거, 절개부위의 반대편까지 지하터널식으로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법이다. 과거 수술방법인 광범위한 척추뼈 제거와 나사못을 고정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이며 척추불안정이나 후유증이 적다. 또한 골이식 및 수혈이 필요 없어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

최소상처 척추고정술은 척추 뼈융합 및 나사못 고정이 필요할 경우에 시행하는 수술이다. 수술 부위를 영상진단을 통해 확인한 후 치료해야할 부위에 약 1.5~2cm정도의 작은 상처를 낸다. 이후 그 부위에 작은 관을 삽입, 작은 구멍에 미세현미경을 넣고 직접 눈으로 보면서 좁은 척추관을 넓혀주는 시술이다. 과거 15~20cm 정도의 광범위한 절개를 통해 시행했던 척추수술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회복도 빠르다. 또 출혈 및 통증도 적다. 그 외에도 척추골절이 발생했을 경우 시행하는 최소상처 척추체성형술과 최소상처 풍선형 척추후굴변형복원술 등도 최소상처 척추수술에 속한다.

고한상 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최소상처 척추수술에도 질환의 종류 및 증상의 정도에 따라 여러가지 수술법이 있지만 연부조직과 뼈, 신경의 손상이 적고 출혈도 거의 없기 때문에 기존 수술보다 안정성이 높고 수술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이어 “이런 장점들 때문에 최소상처 척추수술은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령환자도 감염이나 합병증, 회복 지연에 대한 걱정 없이 시행할 수 있는 수술법”이라고 말했다.

◆숙련된 의료진의 경험 중요

하지만 최소상처수술은 난이도가 높아 숙련된 전문 의료진의 실력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의료시스템과 최신의료시설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수술법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수술법이라고 해도 질환의 예방 및 조기치료보다 좋은 치료법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고 과장은 “부민병원의 최소상처 척추수술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수의료기술로 선정될 정도로 수술의 효과 및 안정성이 매우 높다”며 “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은 척추질환은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서도 호전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척추질환의 경우 증상의 정도, 환자의 건강상태, 생활패턴에 따라 알맞은 치료방법이 각기 다를 수 있다. 때문에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방법을 상의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수술 후 재활치료 및 관리방법에 따라 수술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인들에 비해 허리주위의 근육이 많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의 위험도 높다. 많은 사람들이 수술 후에는 안정을 취하기 위해서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경우에 따라 수술 후 사흘 이상 누워 있으면 수술효과가 반감되기도 한다. 수술 후 재활치료는 약해져 있는 척추 주위의 근육을 운동을 통해 강화함으로써 근육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적극적인 운동치료법이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관리방법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