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국내 일자리는 대부분 서비스업에서 새로 생겼지만, 정작 고용의 질은 좋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책임연구원·김형주 연구위원은 20일 '좋은 일자리 관점에서 본 한국 고용의 현주소'란 보고서에서 "서비스업에서의 좋은 일자리 비중은 2012년 현재 29.8%로 2002년(27.6%) 대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좋은 일자리란 연구진이 고용안정, 경제적 보상, 근무 조건을 점수화해 이 점수가 일정 기준(2002년도의 상위 25%선)을 넘는다고 판단한 일자리를 뜻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2002년 당시 제조업에서 좋은 일자리는 전체의 22.6%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34.8%까지 늘며 서비스업을 역전했다.

이 기간 제조업 전체 일자리 증가분(53만7000개)보다 좋은 일자리 증가분(57만6000개)이 더 많았던 덕이다.

기존 일자리의 고용여건 역시 개선된 것이다. 연구진은 "저부가가치 제조업 일자리가 신흥국으로 이전되면서 전체적으로는 글로벌 분업을 통한 고부가가치화가 진행돼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의 일자리는 356만개가 늘어 제조업보다 많았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는 이중 39%수준(137만5000개)에 불과했다.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업종이 사회복지나 기타사업서비스(청소·경비) 등 좋은 일자리가 적은 부문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연구기관·사업관련 전문서비스 등 좋은 일자리 비중이 높은 일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도 2000년대 들어 7~9%씩 고용이 늘었다.

연구진은 "서비스 산업 안에서도 생계형과 고부가가치형 업종간 좋은 일자리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좋은 일자리를 늘리려면 마케팅, 유통, 디자인 등 제조업 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통신, 금융 등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업종의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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