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풍년…가격 2012년보다 24% 내려
햇밤이 본격 출하되고 있지만 소비가 부진해 값이 작년보다 뚝 떨어졌다.

17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밤 상품(上品) 40㎏의 평균 경락가격은 14만500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19만원)보다 24% 떨어졌다. 원인은 공급 과잉 때문이다. 올해는 밤이 영그는 동안 태풍 피해가 없었고 작황이 좋아 햇밤이 ‘대풍년’을 맞았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밤 생산량을 평년 6만7000여t보다 20% 이상 많은 8만1000여t으로 예상했다. 최근 3년 동안 흉작을 겪어 물량이 크게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채수호 롯데마트 과일담당 상품기획자(MD)는 “밤은 제수용 수요가 특히 높은 품목인데 올해 추석이 작년보다 11일 일러 추석 이후 본격 출하가 시작됐다”며 “물량은 홍수처럼 쏟아지는데 수요는 오히려 줄어 밤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밤의 주요 산지 중 하나인 경남에서 농협의 밤 수매물량은 작년보다 20% 이상 늘었지만 총 수매액은 오히려 10%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산지 수집상들이 구매를 꺼려 저장창고마다 많은 밤이 포대째 쌓여 있다”고 말했다.

고구마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날 가락시장에서 고구마 상품 10㎏ 상자의 평균 경락가는 1만7224원으로 1년 전(2만150원)보다 14% 내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