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앞둔 시점에…" 충북지방경찰청 '곤혹'

'고위 간부 성추문, 추석명절 음주운전, 대포차에 훔친 번호판 달고 운행…'
연일 터지는 경찰관들의 사건·사고로 충북 경찰 조직의 공직 기강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17일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고위 간부(총경) A씨를 대기발령했다.

A씨와 지인이라고 밝힌 40대 여성이 그로부터 성폭행당했다는 진정서가 접수된 지 단 하루만의 조치다.

A씨는 이 여성에 대한 성폭행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이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사실이 일부 드러났다.

결국 충북경찰청은 성폭행 혐의의 사실 여부를 떠나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판단, 본청 감찰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A씨를 즉시 대기발령하는 것으로 조기 진화에 나섰다.

충북경찰청은 필요하다면 A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신속한 조치에도 경찰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올해 들어 경찰관이 연루된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5일 충북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음주 교통사고를 낸 모 경찰서 소속 B(34) 경감을 해임 처분했다.

이 경감은 추석 특별방범 기간인 지난달 17일 오후 11시 50분께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청주지법 인근에서 술을 먹고 운전을 하다 다른 승용차와 접촉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이 경감은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농도 0.137%의 만취 상태였다.

지난 6월에는 '대포차'에 훔친 번호판을 달고 운행한 청주의 한 경찰서 소속 C(44) 경사가 물의를 빚었다.

C 경사는 2009년부터 4년 가까이 미등록 불법 차량을 운행한 것도 모자라 과태료 누적으로 자동차 번호판을 압수당하자 다른 차량의 번호판을 훔쳐 달고 다녔다.

C 경사의 이런 범행은 지난 6월 12일 오후 9시께 그가 청주시내 모 식당에서 다른 사람의 구두를 훔쳐 신고 달아난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들통났다.

C씨는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045%로 운전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현재 C 경사는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터지는 사고에 경찰 내부에서도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내부 사고가 고위 간부부터 일선 경찰관까지 총체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내부 기강 확립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국회 국정감사를 목전에 둔 시점에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는 점에서 충북지방경찰청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이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경찰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시민 이모(33)씨는 "범죄를 예방하고 감시해야 하는 경찰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거나 범법을 하고 있으니 치안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jeon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