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 상한선은 230만원이다. 월급여 7810만원(연봉 9억3720만원) 이상이 대상이다. 14일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현숙(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건보료 최고액을 내는 사람은 모두 2522명에 달했다. 초고액 연봉그룹의 주축은 로펌 김&장과 삼성그룹이 차지했다.

◆그룹 중에는 삼성이 최고


9억372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사람이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이었다. 삼성그룹에서 건보료 상한액을 내는 사람은 모두 116명이었다. 특히 월보수(상여금 등을 합친 연간 소득을 12개월로 나눈 금액) 4억2809만원이 넘는 소득 상위 50명 가운데 삼성전자 임원만 10명이었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전자 내 62명의 경영자 및 임원들이 최고액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봉 상위 50위권 중 3위에 랭크된 삼성전자 S사장의 월급여는 14억3000만원, 연봉으로는 171억6000만원에 달했다. L씨는 매달 10억5840만원을 받아 연봉이 127억원에 육박했다.

SK그룹에도 건보료 최고액을 내는 고액연봉자가 67명에 달했다. 계열사별로는 SK에너지가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SK텔레콤은 8명이었다. SK에서 가장 연봉을 많이 받은 사람은 SK이노베이션의 C씨로 월소득 9억7466만원이었다. 이 밖에 현대자동차그룹은 28명(현대차는 14명), LG는 18명의 순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에 고액연봉자가 많은 것은 성과에 따라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임금구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전문직들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 전문직도 예상대로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법률사무소가 대표적이다. 김&장은 삼성보다 건보료 상한액을 내는 사람이 더 많은 유일한 사업장으로 조사됐다. 김&장에서 상한액을 내는 사람은 모두 148명이었다. 이 밖에 법무법인 광장은 20명, 삼일회계법인은 12명이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장에는 변호사만 70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중 파트너급 변호사들의 연봉 수준은 대부분 1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한액 납부자 가운데 의사는 450명에 육박했다. 이날 공개된 고액연봉자 가운데 1위도 자생한방병원의 S씨였다. 그의 월급은 17억원(연봉 204억원)이었다. 소득 50위 내에는 S씨뿐 아니라 병원 관련자가 10명이나 포함돼 있다. 라파메디앙스정형외과 K씨는 월급 9억2600만원(연봉 111억1200만원), 밝은성모안과의원 K씨는 월급 8억9300만원(107억1600만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병원은 모두 비영리법인으로 묶여 있어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영리법인은 외부 투자를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병원이 낸 수익을 영리목적으로 외부에 투자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그러나 “병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재단 등에 대한 투자는 현행 의료법 내에서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오너들이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밖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K씨 월소득은 9억7214만원(연봉 116억원)이었다. 사모펀드 업계를 이끌고 있는 경영자의 연봉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