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미국 할리우드에서 ‘황금의 손’으로 통하는 영화 제작자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대표(40·사진)가 방한했다. 오는 30일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토르:다크월드’ 홍보를 위해서다. 파이기 대표는 지난해 상영한 ‘어벤져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15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세계 영화 흥행 순위 3위다. 올해 개봉한 ‘아이언맨3’도 매출 12억달러로 흥행기록 5위에 올랐다. 마블스튜디오는 디즈니 컴퍼니의 자회사로 스파이더맨 헐크 슈퍼맨 엑스맨 등 영웅 캐릭터의 만화를 기반으로 한 할리우드 내 대표적인 콘텐츠 업체다. 14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새 영화에 대한 설명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파이기 대표는 “‘토르:다크월드’는 계열사인 미국 최대 만화출판사 마블코믹스가 갖고 있는 만화를 영화화한 것으로 외계 행성에 사는 두 왕자의 권력다툼을 그렸다”고 말했다. ‘토르:천둥의 신’의 속편이라고 덧붙였다.

“‘토르’ 시리즈는 스파이더맨 등 다른 슈퍼 영웅과 달리 지구가 아닌 외계 종족을 다룬 판타지물입니다. 다른 세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형제와 가족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그는 마블스튜디오의 성공 비결도 밝혔다. “마블의 영화들은 모든 캐릭터들이 꿈을 성취한다는 게 공통점입니다. 또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처럼 첨단 기술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국은 첨단기술이 발달한 시장이어서 특히 ‘어벤져스’와 ‘아이언맨’에 끌렸을 겁니다.”

그는 만화 원작을 영화화할 때 캐릭터를 잘 정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화를 읽지 않은 관객에게도 어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로키 역의 톰 히들스턴이나 아버지 역의 앤서니 홉킨스처럼 훌륭한 배우를 캐스팅해야 합니다. 캐스팅을 잘못하면 첫날부터 망합니다.”

그는 지난 13년간 근무하면서 2007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는 마블스튜디오와 계열사인 마블코믹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마블코믹스는 지난 60년간 총 8000여편의 만화 콘텐츠와 캐릭터를 생산했습니다. 분량이 너무 많아 무엇을 영화로 만들지가 고민이죠.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를 먼저 영화화합니다.”

파이기 대표는 2015년까지 라인업(개봉예정작)이 짜여져 있다고 했다. ‘캡틴 아메리카’ 속편과 ‘어벤져스’ 속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이 그것이다. “해외 영화시장이 미국 시장보다 커졌습니다. 한국은 해외시장 가운데 핵심입니다. 5000만여명의 인구 중 ‘아이언맨3’를 900만명, ‘어벤져스’를 700만명이 관람한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