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 대회 개막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거스 히딩크(67·네덜란드) 감독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네덜란드를 4강까지 올려놨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호주의 16강 진출을 지휘했다. 호주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오른 것은 2006년 대회가 유일하다.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히딩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려는 국가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

히딩크 영입에 가장 공을 들이는 나라는 호주다. 지난주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0-6으로 참패를 당한 뒤 홀거 오지크 감독을 해임한 호주는 사실상 히딩크 감독을 '영입 1순위'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호주 현지언론도 14일 "축구협회가 오지크 감독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인 히딩크 감독과 협상을 시작하려 한다"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호주협회 기술위원을 맡고 있으며 히딩크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한 버거가 비공식적으로 히딩크와 접촉을 시작했다"고 이 언론은 덧붙였다.

그러나 히딩크를 노리는 나라는 호주 말고도 몇몇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AAP통신도 "호주가 히딩크와 계약하려면 다른 나라와의 영입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호주 외에도 덴마크, 헝가리, 폴란드 등이 히딩크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것. 이 가운데 덴마크와 헝가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고 폴란드는 이미 탈락이 확정됐다.

덴마크와 헝가리는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예선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정해진다.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되면 히딩크 영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히딩크의 에이전트인 시스 판 니벤후이젠은 최근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이달 말까지 어떤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그는 "현재까지 호주협회와 공식적인 협상은 없다"면서도 "히딩크 감독이 버거 위원과 친하기 때문에 곧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히딩크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팀을 이끄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미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나 본선행이 불투명한 덴마크, 헝가리에 비해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호주가 유리한 상황일 수 있다.

호주 후임 감독 후보로는 히딩크 외에 제라르 울리에(프랑스) 전 리버풀 감독, 마르셀로 비엘사(아르헨티나) 전 칠레 대표팀 감독, 로베르토 디 마테오(이탈리아) 전 첼시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호주 출신 사령탑으론 에인지 포스트코글루 멜버른 감독, 그레이엄 아널드 센트럴 코스트 감독 등이 후보 명단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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