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은 의료 행위로 분류돼 의사가 아닌 사람이 시술하면 불법이다. 사회적으로 문신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문신업계는 문신을 ‘예술 행위’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위생 문제와 청소년층으로의 무분별한 확산에 대한 해법으로 문신시술 양성화를 꼽고 있다.

한국에는 대한타투협회 등 세 곳의 협회가 있다. 이들 협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활동 중인 타투이스트(문신시술자)는 5000여명, 평균 월 수입은 5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잘나가는’ 타투이스트는 월 3000만원까지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투이스트 수와 평균 수입을 감안하면 타투 시장은 연간 3000억원 규모다. 강호 대한타투협회장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문신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문화적 현상의 하나라는 방증”이라며 “양성화를 통해 3000억원대 타투 산업을 키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부산 부전동에서 활동 중인 타투이스트 박모씨는 “타투이스트 대다수가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염료만 사용하는 등 직업의식을 갖고 활동 중”이라며 “문신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의사가 시술하는 게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타투이스트들은 의사만 문신시술을 가능토록 한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타투 공개 시술 페스티벌도 합법화를 위한 행보의 하나였다. 송도 페스티벌에 참석한 한 타투이스트는 “세계적으로 의복의 하위문화로 자리 잡은 타투를 한국만 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손기술이 뛰어난 타투이스트를 전략적으로 키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입법화는 진전이 없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전북 고창·부안)은 문신시술 양성화를 위해 2007년부터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을 매년 발의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일선경찰서 한 형사과장은 “모든 문신업자를 처벌하면 범죄자만 양산하는 꼴이 된다”며 “대부분의 사람이 타투이스트에게 문신시술을 받는다면 입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40~50대 성인 대다수가 골프를 치면 그건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문신 문화의 확산이 한국 사회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를 관찰해야지 그 자체를 문제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지훈/박상익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