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중소·벤처기업 전용시장인 '코넥스(KONEX)'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증권, 벤처업계 등은 차분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시장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활성화 방안에 대한 기대는 중립적인 분위기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0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테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한 '코넥스시장 보완대책'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연내 코넥스 상장기업을 현재 24개에서 50여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벤처캐피탈의 코넥스 투자 규제도 완화한다. 지정자문인 증권사도 기존 11개사에서 확대할 방침이다. 코넥스 상장기업이 50개 수준으로 늘어날 경우 시장의 시가총액 규모도 현재 5300억원에서 1조원 내외로 증가할 전망이다.

단기간 내 시장을 활성화 하는 것보다 중장기적으로 안정된 성과를 내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취지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이번 활성화안은 코넥스 시장의 거래 규모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참여 혜택을 구체화하고 지정자문인의 역할을 강화한 게 주요 내용"이라며 "단기 유동성 확대보다는 기업의 성장성 제대로 평가받고 코스닥으로 이전할 수 있는 토대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시장 유동성 확대를 위해서 기존 유동성공급자(LP)의 최소 거래 단위를 100주 이상에서 100주 이상과 100만원 이상으로 강화하고 호가 제출시간을 2시10분부터로 변경했다. 하루 최소 2회 이상의 거래하도록 유도한 것.

한 지정자문인 증권사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볼 수 있는 시장도 아니고 거래량으로 평가하는 것도 특성과는 맞지 않는다"며 "이번 활성화 대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절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상장기업들을 꾸준히 늘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상장기업이 100개도 안 되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확대되면 일부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만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시장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만한 기업들이 꾸준히 늘어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업계에서는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시장 참여자들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장이 자금조달 창구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이 늘어나는 게 중요하다는 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이성우 옐로페이 대표는 "국회에서 계류 중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창업지원법 개정안의 통과가 이뤄지면 코넥스 시장에 벤처캐피탈(VC) 자금이 유입돼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부에서는 개인예탁금 기준 완화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어서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코넥스 상장기업 대표는 "동양그룹 사태 등 최근 금융부문 투자자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책 당국이 개인예탁금 완화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개인예탁금 기준 완화는 시장 참여자들이 원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추후에라도 보완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이민하 기자·정혁현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