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전용이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이 다른 스마트폰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9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시리즈 성공 이후 삼성전자에만 AMOLED 패널을 공급해온 삼성디스플레이가 다른 세트업체에도 물량 공급을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른 스마트폰 생산업체들도 프리미엄급 제품에 잇따라 AMOLED를 채택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블랙베리의 Q10, 8월 선보인 모토로라의 모토X와 드로이드울트라, 노키아의 루미아 시리즈도 AMOLED 패널을 탑재했다. 연말 출시예정인 블랙베리 Z30과 노키아 루미아929도 마찬가지다.

업계는 이 중 대부분에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패널 시장 점유율은 30%가 넘으며, 중소형 AMOLED는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대만이나 중국업체들이 AMOLED 패널을 만들고는 있지만 양산 체제를 갖춘 곳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충남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AMOLED 패널 신규라인(A3)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갤럭시S4가 기대보다 많이 팔리지 않는 것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영업력 강화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 외 다른 곳에 공급할 물량 여유가 생겼지만 동시에 패널 공급과잉 우려로 가동률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다른 세트 업체에도 본격적으로 AMOLED 패널 공급을 시작하면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