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 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8일 증시 전문가들은 IT부품주 중에서 보급형 휴대폰 관련 부품주와 반도체 장비 관련주를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5.98% 증가한 10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9조8726억 원)를 웃돌며 영업이익 10조 원 시대를 연 것.

지난 3분기 영업이익에선 IM(IT·모바일) 부문 비중이 여전히 가장 높지만, 실질적인 성장은 반도체가 견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를 감안한 IT 부품주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을 직전 분기 대비 17% 성장한 8800만 대로 추정하고 있다. '갤럭시S4' 등 고사양(하이엔드)급 휴대폰보단 중저가 휴대폰 판매가 두드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휴대폰 부품주들은 고가 부품 비중 축소에 따른 평균 공급단가(ASP) 하락과 함께 마진율이 2분기를 정점으로 약화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우용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보급형 휴대폰 비중 확대는 관련 부품사들에 좋지 않은 구도이고 단가 하락 압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며 "3분기 실적을 통해 중저가 휴대폰 수혜를 확인할 수 있어 부품주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관련 모바일 부품업체인 삼성전기, 파트론, 대덕전자, 대덕GDS, 코리아써키트, 자화전자, 심텍 등 7개사의 총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20.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며 "4분기에도 0.8% 더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부품업체 중에선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한 평균 공급단가(ASP) 상승이 기대되거나 보급형 휴대폰 관련 수혜가 기대되는지 여부가 종목 선택의 관건으로 꼽혔다.

박강호 연구원은 "광학식 손떨림 보정부품(OIS) 시장 등장으로 내년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자화전자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며 "파트론은 후면용 카메라모듈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내년 매출이 18% 이상 증가할 전망이고,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 증가의 수혜주"라고 진단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품업체들의 추세적인 실적 개선 구간은 일단락됐고,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와 맞물려 상반기가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상고하저' 패턴이 반복될 전망" 이라며 "중저가 휴대폰 시장 확대와 관련해 코리아서키트, 아모텍, 디지탈옵틱 등이 관심주"라고 평가했다.

반면 반도체 관련주들의 경우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들이 부각될 수 있는 구간이란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 신규 3D 낸드 메모리 팹(Fab)을 계획하고 있고, 올 4분기부터 관련 장비 발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기 떄문. 비메모리 17라인의 경우 내년 상반기부터 장비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트가 진화단계로 진입하면서 부품 헤게모니가 강화될 전망" 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최선호주이고, 소재 관련주인 제일모직과 디엔에프, 장비업체인 원익IPS테스, 음성인식 칩 업체인 알에프세미도 관련 종목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