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통해 불법 외환거래…40개社 1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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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관세청·금감원 합동단속…조사 계속 진행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 등을 통해 불법 외환 거래를 일삼던 40개 업체가 검찰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의 합동 단속에 적발됐다. 지난 6월 이후 적발된 액수만 1조123억원에 달했다. 정부의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불법 외환 거래 적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운찬 관세청장(사진)은 7일 서울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1일부터 실시한 조세피난처 불법 자본 유출 특별단속 결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를 통해 1조원이 넘는 불법 외환 거래를 하는 등 국부를 유출한 40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6월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182명 가운데 현재까지 160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적발된 40개 업체 중 수출입 불법 거래 혐의가 있는 26개사를 우선 조사했다. 관세청은 이 중 5개사가 법인세 등 150억원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하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단속에 걸린 완구류 수출업체 A사 대표는 이미 사망한 아버지(회사 창립자)가 해외에 숨긴 1000만달러를 버진아일랜드 페이퍼컴퍼니 명의 홍콩 비밀계좌에 감췄다. 또 중개무역 수입가격을 조작해 200만달러를 숨기는 등 1200만달러를 홍콩 비밀계좌에 감췄다. 관세청은 8월 이 기업이 재산 도피, 자금 세탁 등의 방법으로 4465억원을 은닉한 사실을 적발, 검찰에 송치했다.
정보기술(IT) 수출업체인 B사는 홍콩 해외 법인에 물건을 싸게 넘겨 홍콩 법인이 막대한 이익을 보게 한 뒤 이익금 662억원을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에 숨겼다. 은닉한 자금 가운데 100억원은 외국인 투자로 가장해 국내 계열사에 투자하거나 다른 국내 상장사 주식을 사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또 해운중개업을 하는 C사는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 비밀계좌에 96억원의 수익금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거래 내역이 통보되지 않도록 자금을 2000만원 미만으로 나눠 송금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직원들이 이 돈을 해외에서 증여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하다가 적발됐다. 관세청은 144억원의 재산 도피와 자금 세탁 관련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내국세 탈루 부분은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 밖에 11개 업체는 해외 수출채권을 회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1774억원의 국부를 유출했고, 18개 업체는 해운·철강 등 중개 수수료를 해외에 숨기는 수법으로 1596억원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 두 개 업체는 물품을 수입하면서 관세를 포탈하고 차액 대금을 말레이시아와 네덜란드로 밀반출한 사실이 밝혀졌다.
백 청장은 “앞으로 수출입과 외환 거래 실적 차이, 수출입가격 조작 가능성,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정밀 분석해 불법 외환 거래를 더 강도 높게 단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백운찬 관세청장(사진)은 7일 서울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1일부터 실시한 조세피난처 불법 자본 유출 특별단속 결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를 통해 1조원이 넘는 불법 외환 거래를 하는 등 국부를 유출한 40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6월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182명 가운데 현재까지 160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적발된 40개 업체 중 수출입 불법 거래 혐의가 있는 26개사를 우선 조사했다. 관세청은 이 중 5개사가 법인세 등 150억원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하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단속에 걸린 완구류 수출업체 A사 대표는 이미 사망한 아버지(회사 창립자)가 해외에 숨긴 1000만달러를 버진아일랜드 페이퍼컴퍼니 명의 홍콩 비밀계좌에 감췄다. 또 중개무역 수입가격을 조작해 200만달러를 숨기는 등 1200만달러를 홍콩 비밀계좌에 감췄다. 관세청은 8월 이 기업이 재산 도피, 자금 세탁 등의 방법으로 4465억원을 은닉한 사실을 적발, 검찰에 송치했다.
정보기술(IT) 수출업체인 B사는 홍콩 해외 법인에 물건을 싸게 넘겨 홍콩 법인이 막대한 이익을 보게 한 뒤 이익금 662억원을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에 숨겼다. 은닉한 자금 가운데 100억원은 외국인 투자로 가장해 국내 계열사에 투자하거나 다른 국내 상장사 주식을 사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또 해운중개업을 하는 C사는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 비밀계좌에 96억원의 수익금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거래 내역이 통보되지 않도록 자금을 2000만원 미만으로 나눠 송금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직원들이 이 돈을 해외에서 증여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하다가 적발됐다. 관세청은 144억원의 재산 도피와 자금 세탁 관련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내국세 탈루 부분은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 밖에 11개 업체는 해외 수출채권을 회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1774억원의 국부를 유출했고, 18개 업체는 해운·철강 등 중개 수수료를 해외에 숨기는 수법으로 1596억원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 두 개 업체는 물품을 수입하면서 관세를 포탈하고 차액 대금을 말레이시아와 네덜란드로 밀반출한 사실이 밝혀졌다.
백 청장은 “앞으로 수출입과 외환 거래 실적 차이, 수출입가격 조작 가능성,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정밀 분석해 불법 외환 거래를 더 강도 높게 단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