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이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파생결합사채(ELB) 발행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9월24일 이후 내놓은 7개 상품 모두 실제 판매(발행)에는 실패했다. 동양증권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파생상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양증권이 9월24일부터 27일까지 50억원 한도로 모집한 ELB 7호의 발행이 취소됐다. 청약액이 목표액의 1.8%인 9000만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청약이 이뤄진 DLS 247호와 248호 역시 청약액이 설정목표액의 각각 0.26%와 0.9%에 머물러 발행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ELS 3138호(청약비율 2.16%), 3139호(0.48%)도 같은 이유로 실패했다. 지난달 30일까지 청약이 이뤄진 ELB 4호와 5호에는 아예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미 동양증권이 발행한 파생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환매를 고민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달 30일 “동양증권의 ELS와 DLS는 안전 자산인 국공채와 금융채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동양증권은 환매 및 상환에 대처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으나 투자자 불안은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한 동양증권 투자자는 “동양그룹 회사채에 투자한 돈도 언제 돌려받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파생상품까지 잘못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ELS 5개 상품을 모두 중도 환매했다”고 말했다.

ELS와 DLS, ELB는 본질적으로 증권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되는 채권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동양증권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하다.

올 들어 동양증권은 총 7022억원 규모의 공모 ELS와 DLS를 발행했으며 이들 파생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전날 기준으로 -7.47%였다. 중도 환매하면 상품에 따라 2~7%의 환매 수수료를 추가로 물어야 해 손실 비율이 더 높아진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동양증권이 부도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동양증권 부도 가능성과 그에 따른 ELS, DLS 환매 결정은 투자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