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3일 오후 2시1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시장을 주도하는 데 반해 금융감독 당국에 신고한 수수료 수익은 국내 IB에 비해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이 이종걸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증권사 M&A 수수료 수익’ 자료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기준으로 IB업무 수수료를 가장 많이 신고한 상위 3개 글로벌 IB는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증권(190억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187억원) 골드만삭스증권(177억원) 등이다.

IB업무 수수료는 기업 매수 및 합병 수수료와 인수 및 주선 수수료를 합한 금액이다. 이들 글로벌 IB는 이 기간 회사별로 2조~4조원대 M&A 거래 자문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간은 이 기간 1조4697억원대 M&A 딜을 담당했지만 IB업무 수수료는 딜 규모의 0.2%도 안되는 22억원을 신고했다. 이 중 매수 및 합병 수수료로 신고한 금액은 0원이다. 최근 3년 연속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수익을 한푼도 올리지 않았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역시 1조원대 딜을 자문했지만 신고한 수수료는 JP모간에 비해 훨씬 적은 7억원에 그쳤다.

외국계 IB가 신고한 수수료는 국내 IB가 신고한 수수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2012회계연도에 가장 많은 IB업무 수수료를 신고한 국내 IB는 하나대투증권으로 총 576억원을 받았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다음은 한국투자증권으로 508억원을 신고했다.

같은 기간 4조원대 M&A 딜을 자문한 우리투자증권은 389억원의 수수료를 신고했다.

이 의원은 “국내 M&A 자문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IB들이 신고한 수수료가 국내 IB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며 “글로벌 IB의 수익 일부가 누락돼 해외 본사로 빠져나간 게 아닌지 금융당국은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