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초연금은 '헬리콥터 머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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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노년층 보호목적 기초연금,
각종 연금 수급액을 반영하는 등 지속가능한 제도로 진화시켜야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wonshik@kku.ac.kr
각종 연금 수급액을 반영하는 등 지속가능한 제도로 진화시켜야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wonshik@kku.ac.kr
지난 7월17일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개선안을 논의한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하위 70~80%의 노인에게 소득이나 연금에 따라 기초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방향만 제시하고 활동을 마쳤다. 두 달 반이 지난 지금 보건복지부가 소득 하위 70%에게 국민연금 수급액에 따라 10만원에서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안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안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 측면은 있지만 세수가 턱없이 부족한 재정 상황과 빚더미와 실업으로 고통받는 빈곤층을 생각할 때 기초연금 공약에 변화를 주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제는 정치적 입장을 철저히 배제하고 합리성에 입각해서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시킬 수밖에 없다.
기초연금은 2007년 국민연금제도 개선 논의 과정에서 급여수준을 40년 기여 시 가입기간 평균소득의 60%를 40%로 낮춤에 따라 부족한 노후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기초연금의 개선방안은 궁극적으로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질에 더 충실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빈곤하지 않은 다수의 노인들이 선거 때마다 무분별하게 기초연금액 인상만 요구하고 노후준비를 태만하게 할 가능성도 줄여야 한다.
복지부안이 노인층의 노후보장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관점에 따라서는 결과적으로 현재의 노인들이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장년층에게 스스로의 노력으로 경제적 자립을 높이게 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정부는 이들의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고소득 노인들에게도 기대했던 기초연금을 못 받게 되는 아쉬움은 남겠지만 이에 따른 세수는 결국 자신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서 메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기초생활’도 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노인은 지금도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고 있으면 다른 법에 의해 지원받는 금액은 공제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기초연금은 차상위 이상 계층을 위한 제도인 것이다. 그리고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는 노인들이 늘어나면 기초연금 수급자 수와 예산이 줄어드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
이제 복지부안에 기초해 국회와 정부는 고령시대의 노후 보장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자세로 기초연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우선, 대선에서 약속한 기초연금 20만원은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의 10%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20만원이 임금상승률에 따라 상승할 수 있다. 즉, 높은 임금상승률에 따라 예상치 않게 재정부담이 훨씬 커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기초연금 예산 증액의 한도를 설정하고 저소득 노인층의 보호라는 목적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둘째, 기초연금액의 결정에서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수급액도 반영해야 한다. 앞으로 국민연금의 성숙과 퇴직연금의 정착에 따라 고령자들의 연금소득은 증가할 것이다. 고액연금 수급자들은 고소득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초연금에 대한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이 제도가 차상위 소득계층을 위한 제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65세 이상의 빈곤층 고령자들이 받는 기초생활급여와의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2011년 현재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고령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는 전체 고령자의 약 6.5%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도 필요에 따라 최소한의 기초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넷째, 노인들이 기초연금을 필수적인 지출에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적으로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노인건강에 필요한 식품, 전기료 지원, 월세, 혹은 노인요양비 등에 대해 바우처를 사용하도록 한다.
아무리 재정이 넘쳐도 기초연금이 모든 노인에게 떨어지는 ‘헬리콥터 머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평생 성실히 생활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 노인들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제도로 진화해야 한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wonshik@kku.ac.kr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안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 측면은 있지만 세수가 턱없이 부족한 재정 상황과 빚더미와 실업으로 고통받는 빈곤층을 생각할 때 기초연금 공약에 변화를 주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제는 정치적 입장을 철저히 배제하고 합리성에 입각해서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시킬 수밖에 없다.
기초연금은 2007년 국민연금제도 개선 논의 과정에서 급여수준을 40년 기여 시 가입기간 평균소득의 60%를 40%로 낮춤에 따라 부족한 노후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기초연금의 개선방안은 궁극적으로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질에 더 충실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빈곤하지 않은 다수의 노인들이 선거 때마다 무분별하게 기초연금액 인상만 요구하고 노후준비를 태만하게 할 가능성도 줄여야 한다.
복지부안이 노인층의 노후보장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관점에 따라서는 결과적으로 현재의 노인들이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장년층에게 스스로의 노력으로 경제적 자립을 높이게 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정부는 이들의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고소득 노인들에게도 기대했던 기초연금을 못 받게 되는 아쉬움은 남겠지만 이에 따른 세수는 결국 자신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서 메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기초생활’도 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노인은 지금도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고 있으면 다른 법에 의해 지원받는 금액은 공제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기초연금은 차상위 이상 계층을 위한 제도인 것이다. 그리고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는 노인들이 늘어나면 기초연금 수급자 수와 예산이 줄어드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
이제 복지부안에 기초해 국회와 정부는 고령시대의 노후 보장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자세로 기초연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우선, 대선에서 약속한 기초연금 20만원은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의 10%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20만원이 임금상승률에 따라 상승할 수 있다. 즉, 높은 임금상승률에 따라 예상치 않게 재정부담이 훨씬 커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기초연금 예산 증액의 한도를 설정하고 저소득 노인층의 보호라는 목적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둘째, 기초연금액의 결정에서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수급액도 반영해야 한다. 앞으로 국민연금의 성숙과 퇴직연금의 정착에 따라 고령자들의 연금소득은 증가할 것이다. 고액연금 수급자들은 고소득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초연금에 대한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이 제도가 차상위 소득계층을 위한 제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65세 이상의 빈곤층 고령자들이 받는 기초생활급여와의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2011년 현재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고령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는 전체 고령자의 약 6.5%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도 필요에 따라 최소한의 기초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넷째, 노인들이 기초연금을 필수적인 지출에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적으로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노인건강에 필요한 식품, 전기료 지원, 월세, 혹은 노인요양비 등에 대해 바우처를 사용하도록 한다.
아무리 재정이 넘쳐도 기초연금이 모든 노인에게 떨어지는 ‘헬리콥터 머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평생 성실히 생활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 노인들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제도로 진화해야 한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wonshik@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