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 날, 한국가스공사의 유상증자 참여 조건부 신주인수권증서 장내 거래가 시작된다.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유증 우려로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상황에서 신주인수권(워런트) 추이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13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7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주 당 신주 배정 주식수는 0.1664367311주. 1차 발행가액은 4만7250원으로 지난달 30일 종가(5만7000원) 대비 17.10% 낮다.

유상증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워런트를 문서화한 신주인수권증서 1206만1404주가 이날 상장돼 10일까지 거래될 예정이다. 오는 11일 상장 폐지 전까지 유상증자에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주주들은 권리를 매각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선 유상증자에 2대 주주인 한국전력(24.46%)과 지방자치단체(9.47%)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해당 워런트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최종 실권이 발생할 경우 주간사인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이 일정 비율로 인수할 예정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전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워런트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워런트 거래 추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한국가스공사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 한국가스공사 대차잔액이 비교적 높아 공매도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이란 점 등을 고려하면 수급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 워런트는 1만 원 전후의 가치를 보유하겠지만, 장내 기간 중 한전과 지자체 물량이 매도 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며 "단기적으로 장내 거래에서 주가는 '증자발행가+ 워런트 가치+차익' 관계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1차 증자발행가(4만7250원), 현재 주가, 무차익을 가정하면 현재 워런트 가치는 9750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워런트 투자로 아비트라지(차익거래)를 얻으려면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며 "단기 관점에서 불확실성 요인이 많다"고 당부했다.

중장기 관점에선 유상증자 신주 상장 이후 수급 우려가 완화하면서 주가가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올 4분기부터 판매량이 확대되는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미수금이 회수될 전망이고, 이라크 쥬바이르 광구의 증산이 이어지는 등 긍정 요인이 대기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황창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는 이미 시장에 노출된 이슈여서 수급 부담이 해소되면 주가가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 며 "올 연말께 현재보다 양호한 주가 수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