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삼성·현대차 입사 가이드] 삼성 "세상 바꿀 열정 있어야"…현대차 "핵심 DNA는 도전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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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역대 최고 경쟁률…채용담당 임원이 밝힌 '합격 비법'
‘입사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하반기 대졸 신입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일 현대차가, 27일 삼성이 각각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삼성과 현대차 모두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인 만큼 올해도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좁아진 채용문을 넘기 위한 다음 관문은 인적성 시험. 현대차는 오는 6일, 삼성은 13일 인적성검사를 실시한다. 두 곳 모두 올해부터 인적성검사를 대대적으로 바꿔 취준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원자들의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과 현대차의 채용담당 임원을 만났다.
김종헌 삼성전자 인사팀 상무
“열정을 갖고 미래에 도전하는 인재, 학습과 창조성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줄 아는 사람을 뽑고자 합니다.”
김종헌 삼성전자 인사팀 상무는 삼성이 찾는 인재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별도로 실시하는 것에 대해 김 상무는 “적성검사가 구직자에게 큰 부담이 되겠지만 학력, 학점, 어학 등 스펙에 상관없이 누구나 실력으로 평가받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적성검사가 없다면 또 다른 역량을 입증해야 하기에 스펙 쌓기는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올 하반기엔 SSAT에서 ‘상황판단력 검사’ 과목을 폐지했다. 총 185개 문항에 검사시간은 135분이다. 언어는 40개에서 50개로, 수리는 30개에서 40개, 추리는 30개에서 45개로 늘었고, 상식은 올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50문제가 출제된다.
면접에선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평가할까. “삼성은 현재 인성과 프레젠테이션(PT) 면접을 통해 평가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SW) 직군은 코딩을 추가하기도 하고요. 인성은 지원자의 태도와 가치관 및 조직 적응성을, PT에선 전공과 지원 분야 이해력을 평가합니다.”
인문계 출신의 심각한 취업난에 대해 김 상무는 “시대를 관통하는 인문학적 사고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은 인문계 출신의 큰 장점”이라며 “지원 기업의 기술에 인문학을 접목시켜 신제품 개발에 통찰력을 준다면 창의적 인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방대 출신 채용 전략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은 지방과 지방대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대 출신을 35% 채용하고 있습니다. 시행 초기여서 수도권 대학 지원자의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균등발전에 기여하리라 봅니다.”
해외 유학생이 귀국해 일자리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김 상무는 “영어가 더 이상 유학생의 특기는 아니다”며 “오히려 유학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기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국내 대학 출신도 외국어가 유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 상무는 또 “삼성전자는 1995년부터 스펙과 무관한 열린채용을 실시하고 있다”며 “다만 새로운 채용 전형이 지원자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새로운 채용제도를 내놓을 때마다 많이 고민한다”고 소개했다.
취업을 위해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룬 채 스펙 쌓기에 주력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비슷한 이력으로 자신의 적성과 상관없이 무턱대고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자기 인생의 발전을 위한 진지한 노력과 고민을 해본 뒤 지원했으면 합니다.”
장동철 현대차 인력운영실 상무
“스펙에 대한 기준은 없습니다. 학점이 높다면 그것이 강점이 될 것이고, 공부 이외의 다른 분야에 몰입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이 지원자의 최고 스펙입니다. 그 강점이 필요한 회사에 지원하는 게 지원자와 회사 모두에 윈윈이 될 것입니다.”
장동철 현대자동차 인력운영실 상무는 입사 지원자들이 궁금해하는 ‘스펙’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장 상무는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현대차 인적성검사인 ‘HMAT’를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새로운 인적성 검사는 내부 임직원 역량을 분석한 결과로 개발했습니다.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대차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 의미있는 데이터를 이미 확보했기에 충분히 신뢰할 만한 수준에 있다고 봅니다.”
면접과 관련해 그는 “지원자의 기본적인 자세와 역량을 보고 현대차 DNA와 가치관이 맞는지 보는 자리”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핵심 DNA는 ‘도전정신’이죠.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가지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협력할 줄 아는 사람이 우리가 찾는 인재입니다.”
현대차가 ‘잡페어, 5분 자기PR, 길거리 캐스팅’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 장 상무는 “채용은 이벤트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다양한 리크루팅을 통해 여러 시각과 기회를 제공해 가능성을 지닌 지원자들을 만나보고 싶은 노력이란 설명이다.
최근 스펙보다 끼와 열정을 보는 ‘오디션형 인재’를 뽑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선호하는 인재 기준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취업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우린 한번도 오디션형 인재를 원한 적이 없어요. 획일적인 선발을 피해 여러 채널로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을 보면서 취준생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다양한 대학의 경력자들을 선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서류전형 통과가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대차에서 일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얼마나 있는지를 중시한다”며 “지원자의 가치관과 인재상이 현대차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자기소개서를 통해 집중 평가했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인문계 취업난에 대해 “현대차는 제조업이라 아무래도 이공계 출신이 입사하기 훨씬 수월하다”면서도 “인문계 출신이 현대차에서 잘 근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을 이해하고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기업 특성상 대부분 전국 각지에 사업장이 있기 때문에 지방대 출신 우수인재를 채용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방대 리크루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 상무는 직장 선택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직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콘셉트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에 맞는 회사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공태윤/정인설 기자 trues@hankyung.com
좁아진 채용문을 넘기 위한 다음 관문은 인적성 시험. 현대차는 오는 6일, 삼성은 13일 인적성검사를 실시한다. 두 곳 모두 올해부터 인적성검사를 대대적으로 바꿔 취준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원자들의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과 현대차의 채용담당 임원을 만났다.
김종헌 삼성전자 인사팀 상무
“열정을 갖고 미래에 도전하는 인재, 학습과 창조성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줄 아는 사람을 뽑고자 합니다.”
김종헌 삼성전자 인사팀 상무는 삼성이 찾는 인재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별도로 실시하는 것에 대해 김 상무는 “적성검사가 구직자에게 큰 부담이 되겠지만 학력, 학점, 어학 등 스펙에 상관없이 누구나 실력으로 평가받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적성검사가 없다면 또 다른 역량을 입증해야 하기에 스펙 쌓기는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올 하반기엔 SSAT에서 ‘상황판단력 검사’ 과목을 폐지했다. 총 185개 문항에 검사시간은 135분이다. 언어는 40개에서 50개로, 수리는 30개에서 40개, 추리는 30개에서 45개로 늘었고, 상식은 올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50문제가 출제된다.
면접에선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평가할까. “삼성은 현재 인성과 프레젠테이션(PT) 면접을 통해 평가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SW) 직군은 코딩을 추가하기도 하고요. 인성은 지원자의 태도와 가치관 및 조직 적응성을, PT에선 전공과 지원 분야 이해력을 평가합니다.”
인문계 출신의 심각한 취업난에 대해 김 상무는 “시대를 관통하는 인문학적 사고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은 인문계 출신의 큰 장점”이라며 “지원 기업의 기술에 인문학을 접목시켜 신제품 개발에 통찰력을 준다면 창의적 인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방대 출신 채용 전략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은 지방과 지방대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대 출신을 35% 채용하고 있습니다. 시행 초기여서 수도권 대학 지원자의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균등발전에 기여하리라 봅니다.”
해외 유학생이 귀국해 일자리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김 상무는 “영어가 더 이상 유학생의 특기는 아니다”며 “오히려 유학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기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국내 대학 출신도 외국어가 유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 상무는 또 “삼성전자는 1995년부터 스펙과 무관한 열린채용을 실시하고 있다”며 “다만 새로운 채용 전형이 지원자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새로운 채용제도를 내놓을 때마다 많이 고민한다”고 소개했다.
취업을 위해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룬 채 스펙 쌓기에 주력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비슷한 이력으로 자신의 적성과 상관없이 무턱대고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자기 인생의 발전을 위한 진지한 노력과 고민을 해본 뒤 지원했으면 합니다.”
장동철 현대차 인력운영실 상무
“스펙에 대한 기준은 없습니다. 학점이 높다면 그것이 강점이 될 것이고, 공부 이외의 다른 분야에 몰입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이 지원자의 최고 스펙입니다. 그 강점이 필요한 회사에 지원하는 게 지원자와 회사 모두에 윈윈이 될 것입니다.”
장동철 현대자동차 인력운영실 상무는 입사 지원자들이 궁금해하는 ‘스펙’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장 상무는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현대차 인적성검사인 ‘HMAT’를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새로운 인적성 검사는 내부 임직원 역량을 분석한 결과로 개발했습니다.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대차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 의미있는 데이터를 이미 확보했기에 충분히 신뢰할 만한 수준에 있다고 봅니다.”
면접과 관련해 그는 “지원자의 기본적인 자세와 역량을 보고 현대차 DNA와 가치관이 맞는지 보는 자리”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핵심 DNA는 ‘도전정신’이죠.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가지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협력할 줄 아는 사람이 우리가 찾는 인재입니다.”
현대차가 ‘잡페어, 5분 자기PR, 길거리 캐스팅’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 장 상무는 “채용은 이벤트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다양한 리크루팅을 통해 여러 시각과 기회를 제공해 가능성을 지닌 지원자들을 만나보고 싶은 노력이란 설명이다.
최근 스펙보다 끼와 열정을 보는 ‘오디션형 인재’를 뽑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선호하는 인재 기준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취업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우린 한번도 오디션형 인재를 원한 적이 없어요. 획일적인 선발을 피해 여러 채널로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을 보면서 취준생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다양한 대학의 경력자들을 선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서류전형 통과가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대차에서 일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얼마나 있는지를 중시한다”며 “지원자의 가치관과 인재상이 현대차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자기소개서를 통해 집중 평가했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인문계 취업난에 대해 “현대차는 제조업이라 아무래도 이공계 출신이 입사하기 훨씬 수월하다”면서도 “인문계 출신이 현대차에서 잘 근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을 이해하고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기업 특성상 대부분 전국 각지에 사업장이 있기 때문에 지방대 출신 우수인재를 채용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방대 리크루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 상무는 직장 선택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직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콘셉트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에 맞는 회사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공태윤/정인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