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태화(46)가 영화 ‘짓’(한종훈 감독, (주)리필름 제작)으로 컴백했다. 진중하고 말수가 적을 것 겉 같은 겉모습은 말 그대로 겉모습일 뿐. 거침없는 농담 보따리를 쏟아내는 모습이 낯설지만 매력적이다. 과감한 선택을 관객들에게 인정받는 순간, 서태화의 얼굴에는 떨림보다 기쁨이 서려있다. 여유로운 그 모습이 참 부럽다.







서태화는 ‘짓’에서 아내 주희(김희정)의 제자 연미(서은아)와 바람이 난 남편 동혁 역을 맡았다. 동혁은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연미에게 끌리고,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게 된다. 이후 주희의 의도를 모른 채 연미와 한 집에서 살게 된 동혁. 그는 더욱 더 연미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감성을 이기지 못해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게 된 동혁은 그야말로 솔직한 캐릭터다.



◆ “배우, 세상 모든 성격 1%는 다 가져”



동혁은 연미에게 푹 빠졌다. 사귀는 사이가 되면 이름을 알려주겠다는 연미에게 거침없이 사귀자고 말하고 스폰서가 되어주겠냐는 말에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평소 아내에게는 높은 목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연미 앞에서는 당당해진다. 이성과 본성을 왔다 갔다 하며 줄타기를 하는 동혁.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꽤 어려웠을 것 같다.



“수위를 조절하는데 있어서 참 힘들었어요. 살면서 양다리를 해본 적이 없어 더 어려웠다고 해야 될까? 그렇다고 뭐, 꼭 해봐야만 아나요. 그냥 느낌만으로도 어떨지 잘 알잖아요. 깊숙하게 자리 잡았던 그 무언가를 꺼냈어요. 맞는 역할이 들어오면 잘 하는데 안 되면 그 1%라도 꺼내야 되는 것이 배우에요. 0%도 없는 성격?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하하.”



그래서 선택했다. ‘짓’을. 자신 안에 1%라도 있으면 하고 보는 성격에 동혁이라는 인물을 입게 된 것이다. 그래도 어쩐지 쉽지 만은 않았으리라. 관객들에게 욕먹을 각오도 충분히 했다. 가장 중점을 둔 건 캐릭터의 설득력이었다. 많은 영화에 나왔던 캐릭터, 따지고 보면 우리 주위에 하나쯤은 있을 법한 인물이지 않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사실, 동혁이라는 캐릭터는 주위에 꽤 있어요.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많이 쓰이고요. (웃음) 이성적으로는 이해를 해도 감성적으로 이해한다는 건 힘들죠. 불륜이라는 게 덮어 놓고 살자고 해도 분명히 다시 생각난다고요. 실제로 집 안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해보세요. 주희는 자기 것이 무너질까봐 걱정했기에 그렇게 무마하려고 했을 거예요.”







◆ “영화 속 몸매? 다 풀어졌죠”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 노출. 서태화는 22살 차이가 나는 서은아와의 베드신을 위해 약 한 달간에 걸쳐 몸을 만들었다. 그 결과, 스크린 속에서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탄탄한 몸매를 자랑할 수 있게 됐다. 말이 한 달이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표정에서 그 고생이 절실하게 드러나는 듯 했다.



“평소에 먹는 걸 좋아해서 힘들었어요. 촬영할 때도 저는 굶고 그랬거든요. 그렇다고 닭 가슴살만 먹으면서 힘들게 다이어트를 한 건 아니고 탄수화물을 제외하고는 조금씩 먹었어요. 지금도 그 몸매 유지하고 있냐고요? 아뇨, 다 풀어졌죠. 촬영을 하고 나서 엄청 먹었거든요. 다시 운동을 시작할까 해요. 이 참에 영화 속에 나왔던 그 몸매를 만들어볼까 싶기도 하고요.”



서태화는 지난 추석 연휴 예능 프로그램을 휘젓고 다녔다. 특히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에서 ‘우리 결혼했어요’를 한다면 박미선과 해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 말솜씨를 꾹꾹 눌러 담고 있으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디에라도 쏟아냈으면 하는 마음이 번쩍 든다. 그래서 출연하고 싶은 예능프로그램이 있냐고 물었더니 덜컥 이야기를 꺼낸다. 미끼를 덥석 물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고 싶어요. 섭외가 들어올 때가 됐는데 아직이네요. 혼자서도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데. ‘결혼할 필요가 없겠구나’라는 말을 듣게끔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데 아쉬워요. 사실, 서인국 씨가 나가면서 내심 기대를 하기도 했었는데... 또 전 아니었어요. 하하. 저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게요.”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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