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추진 중인 2500억원 규모의 동양매직 매각 작업이 이르면 다음주 마무리될 전망이다. 매각이 순조롭게 끝나면 1200억원가량이 유입돼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동양그룹은 26일 계열사인 시스템통합(SI) 업체 동양네트웍스가 동양매직을 인수할 KTB PE 컨소시엄에 참여하기 위해 조만간 총 60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출자 후 인수가 끝나면 동양네트웍스는 동양매직 지분 30%를 보유하게 된다. 동양매직은 주방 및 생활가전 업체로 (주)동양의 사업부문으로 있다가 지난 4월 100% 자회사로 분할됐다. 동양매직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교원그룹에서 지난 7월 KTB PE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

동양네트웍스는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일부 차입 등을 통해 오는 30일까지 컨소시엄의 지분 참여를 끝낼 계획이다.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모친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최근 무상대여한 1500억원 규모의 오리온 주식을 증여로 전환하면서 동양네트웍스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동양매직 매각 대금 2500억원 가운데 부채 상환에 들어갈 700억원을 제외한 1800억원이 (주)동양으로 유입된다. 동양네트웍스의 600억원 출자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그룹에 들어오는 것은 1200억원이다. 동양은 우선 다음달까지 돌아오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상환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시멘트나 증권 등 알짜 계열사들의 지분을 팔아서라도 부채를 차질없이 상환할 테니 걱정 말고 업무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에 떠도는 동양레저 등 일부 계열사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설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오리온 지원이 무산된 후 자산 매각 이외에 유동성 확충을 위한 별다른 대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동양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낮췄다. 동양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주)동양의 무보증회사채 등급은 종전 ‘B’에서 ‘CCC’로 두 단계 강등됐다. CCC는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등급 전망도 ‘하향 검토’로 부여해 추가 강등 여지를 남겼다. 동양증권의 신용등급 역시 ‘BBB+’에서 ‘BBB’로 조정했다. 영업기반 약화와 수익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동양 관계자는 “그룹의 CP 발행액 1조1000억원 가운데 90%가량은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발행한 것”이라며 “CP 투자자를 보호하고 그룹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두 회사를 끝까지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