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만든 패션브랜드가 유명 백화점에까지 진출해 화제가 됐다. 해외 패션대회에 출품해 높은 평가를 받은 디자인의 옷이 상업화까지 이어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12명의 건국대 의상디자인전공 학생들. 23일 학교 측에 따르면 이 학과 4학년 정채리 씨(23·여) 등이 만든 프로젝트 브랜드 '플랜식스(Plan6)'는 27일까지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팝업 매장을 열고 직접 디자인·제작한 상품을 판매한다.

팝업 스토어는 일정 기간 여는 한시 매장으로, 기성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신진 디자이너 의상을 소개하는 팝업 스토어에서 대학생들이 만든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플랜식스란 이름은 학생들이 함께 밤을 새우며 상품을 디자인하고 기획한 예술디자인대학 6층의 작업실을 생각하며 붙인 것이다.
패션브랜드 '플랜식스'를 만든 건국대 의상디자인전공 학생들이 학교 작업실에서 직접 제작한 옷을 소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건국대 제공
패션브랜드 '플랜식스'를 만든 건국대 의상디자인전공 학생들이 학교 작업실에서 직접 제작한 옷을 소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건국대 제공
'플랜식스'의 백화점 진출은 지난 7월 열린 '2014 S/S 홍콩패션페어'에서 호평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학생들은 기하학적 무늬의 미스터리 서클, 파도의 물결을 표현한 웨이브, 도심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소녀를 표현한 피크닉, 플리츠 주름과 린넨 소재를 쓴 브리즈 등 4가지 콘셉트의 작품을 선보였다.

정채리 씨는 "출품작이 프랑스 유명 백화점 라파예트 홍콩지사 같은 해외 백화점 바이어나 패션 정보지 'WGNS' 등 업계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디자인 판매 제안까지 받으면서 학교 밖에서도 우리 실력이 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독자적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홍콩패션페어에서 이들이 주목받은 사실은 새로운 디자인 브랜드를 수소문하던 현대백화점 측에도 전해졌다. 백화점 측은 판매를 위해 패션페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옷들을 판매용 상품으로 제작했다. 20~30대 여성을 위한 가을 옷 위주로 재킷과 블라우스, 티셔츠, 원피스 등 50가지 품목에 달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학생들의 작품 중 창의적이고 신선한 의상 위주로 상품성을 보완하면 일반 소비자에게도 어필할 것으로 판단해 입점을 제안했다"며 "새로운 패션 흐름을 소개하는 취지로 상품화를 지원하고, 전문가들의 조언도 참조해 품질 높은 제품을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특히 백화점에 진출한 작품들은 해외 바이어와 패션업계 언론의 관심을 받았던 제품들로 디자인전공 대학생들의 상업브랜드 런칭이라는 의미도 있다.

정 씨는 "우리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옷을 백화점에서 팔게 돼 기쁘다"며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새로운 옷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데 투자해 플랜식스를 건국대를 대표하는 패션브랜드로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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