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과 플라스틱 케이스가 다야?”

지난주 애플이 새 스마트폰 아이폰5S와 5C를 발표한 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폰 혁명은 끝났다”고 단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의 정보기술(IT)편집장인 리처드 워터스는 14일(현지시간) 칼럼에서 “혁명은 이제 시작”이라며 “웨어러블(wearable)을 넘어 ‘먹을 수 있는’ 기기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워터스 편집장이 보는 스마트 기기의 발전 방향은 두 가지다. 사용자의 삶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면서, 귀찮지 않아야 한다. 전자는 구글이 ‘구글 나우’를 통해 실현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알아서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한 것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식이다. 후자의 선구자는 삼성의 스마트워치다. 애플의 지문인식 기능도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수고를 덜게 해 준다.

그는 이런 기능들이 조만간 합쳐지며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지문인식을 통해 스마트폰의 보안을 풀면,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등록한 다른 스마트 기기(컴퓨터·스마트워치·태블릿 등)를 동시에 가동한다. 각 기기는 센서를 통해 주변 정보를 수집한다. 스마트폰은 이 정보를 수집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 제공하는 식이다.

워터스 편집장은 “이 기기가 결국은 몸에 심어지거나 심지어는 먹어서 소화할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당해 보이지만 구글은 이미 작은 기기를 삼키면 단순히 스마트 기기를 몸에 대는 것만으로도 보안이 풀리게 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몸에 심은 스마트 기기가 나의 필요를 예측하고 정보를 제공해주는 시대가 곧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