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땅, 하지만 찬란한 곳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던 곳.
내 이름을 미친듯이 부르며 정말 잘 왔다고 내 자신을 격려하던 곳.
이곳에 있으면서도 마치 꿈속을 거닐듯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던지….
내가 찾아간 볼리비아의 우유니는 그렇게 나를 통째로 단숨에 삼켜버렸다.
털털거리는 버스를 타고 10시간 넘게 밤새워 달려갔던 그 불편함도,
설사로 아픈 배를 움켜잡고 고통스러웠던 악몽같았던 밤의 기억도,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사람들과의 어색함도,
눈앞에 펼쳐진 찬란한 아름다움 앞에는 눈녹듯이 다 사라져버렸다.
눈처럼 하얀 소금 사막을 가로지르는 자동차들을 보면서 나는 미지의 세계에 와 있는듯 착각에 빠져들었다.
척박함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 곳.
3박4일의 여행을 마치고 떠나오면서 언젠가는 꼭 다시 찾아오리라 맹세했던 곳,
신비로운 호수와 거울처럼 반영이 아름답던 이 장면을 촬영하며 흐르는 눈물 주체하지 못해 신음처럼 토해냈던 말.
“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
그렇게 이 문장은 감동을 온몸으로 느끼며 만들어졌다.
내 사진의 처음이자 지금이 있게 만든 곳,
오늘 다시 찾아 갈 날을 꿈꿔 본다.
언제 다시 갈지 알 수 없지만 그 꿈 같은 시간 속에 다시 서고 싶다. 볼리비아 우유니.

신미식 작가는

척박한 땅, 하지만 찬란한 곳
여행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진가다. 100여개국을 돌아다니며 1년에 절반 이상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

20여년 동안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머문자리’ ‘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등 26권의 책을 펴냈다. ‘뷰티풀 아프리카’전을 비롯해 10여회의 개인전시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