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보고회 8명 참석뒤 연이어 3자회담 '리셋팅' 전망
회담장소 국회 귀빈식당 또는 사랑재…의장실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이 전격 제안한 여야 대표와의 '3자 국회회담'을 민주당이 뜸들이기 끝에 13일 수용하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의도 빅 이벤트'가 성사됐다.

역대 정부에서 현직 대통령이 정기국회에서의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적은 많지만 여야 대표와 회담을 하거나 해외 순방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만큼 회동 형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먼저 국회에 도착하자마자 국회의장실로 향해 국회의장단과 양당 지도부를 상대로 러시아 G20 정상회의와 베트남 국빈방문 결과에 대한 보고회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의회 보고의 성격을 감안하면, 의장실을 대체할만한 공간은 국회 내에 없어 보인다.

이 자리에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이병석(새누리당)·박병석(민주당)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등 7명이 자리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까지 포함하면 '8인 모임' 형태가 된다.

보고회가 마무리되면, 박 대통령은 국회 내 별도의 공간으로 이동해 여야 대표와 모든 정치 현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에 대한 경호 문제와 함께 민감한 정국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만한 '최적의 장소'는 국회 본관 3층 귀빈식당이 우선 거론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을 때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새누리당 황 대표, 당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북핵 회동'을 가진 바 있다.

귀빈식당과 함께 국회 의원동산 사랑재도 회담 장소 후보로 거론된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해외순방 결과 보고회가 이뤄지는 국회의장 접견실이 '3자회담' 장소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소 이동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3자회담 참석자 이외에 다른 인사들은 자연스럽게 빠지는 형식이다.

다만 입법부 수장의 공간에서 행정수반이 마치 '주인' 노릇을 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회담은 그간의 관례처럼 앞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공개리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예고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원 개혁 등 민감한 의제를 논의하기에는 비공개 형식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양당 대표 비서실장 등을 배석시키지 않은 채 3자 간에만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회동 이후에는 결과물을 담은 합의문이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2월 대통령 당선인과 새누리당 대표,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45분에 걸친 비공개 회동 직후에는 북핵 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은 A4용지 1장 분량의 합의문이 나온 바 있다.

이번에도 주요 의제에 대해 3자가 합의하거나 상호 공감대를 이룬 내용이 담긴 발표문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평소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철학으로 '투명성'을 강조해 온 만큼 국회에서 진행하는 여야 대표와의 회동결과도 거의 다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