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거래량 기준으로 사상 처음 세계 10대 통화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이달 말 출범하는 상하이자유무역지대에서 위안화의 자유로운 환전을 허용할 예정이어서 위안화의 국제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제 거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통화 순위에서 위안화가 9위에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위안화의 거래 순위는 2010년 조사에서 17위에 그쳤지만 최근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순위가 급상승했다.

위안화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2010년 340억달러에서 올해는 4배에 가까운 1200억달러로 늘었다.

외환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통화는 미국 달러였으며 유럽연합(EU)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호주 달러 등 순이었다.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멕시코 페소, 중국 위안화, 뉴질랜드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BIS는 러시아 루블, 터키 리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브라질 헤알 등 신흥국들의 통화 거래 비중이 늘었지만 한국 원화는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통화량은 지난 4월 현재 5조3000억달러로 지난 3년간 33% 증가했다.

중국은 2009년 홍콩을 위안화 역외 센터로 지정한 이후 무역 결제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에 중국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들의 위안화 결제는 전년 동기에 비해 90%나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위안화 결제 비중은 지난해 8.5%에서 12.0%로 늘었다.

중국은 이달 27일 공식 출범하는 상하이자유무역지대를 통해 외환 규제를 대폭 완화할 예정이어서 위안화 거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자유무역지대에 등록된 기업들이 특정 계좌를 이용해 자유롭게 위안화 환전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이날 전했다. 자오시쥔 인민대 교수는 “상하이자유무역지대에서 개인의 외환 거래 및 해외 투자 허가 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위안화의 국제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