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지표가 좋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 국채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채권 선물을 팔아치우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급락)했다. 고용 사정이 나아지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매달 850억달러씩 돈을 푸는 양적완화 규모가 이달부터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5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2.99%로, 지난달 22일 이후 2주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연 3.0%에 바짝 다가섰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각각 0.07%포인트 상승한 연 3.31%와 연 3.70%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3년 만기 국채 선물시장에서 8298계약을 내다 팔았다. 특히 외국인들이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동안에만 6000계약이 넘는 매도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자 현물시장에서도 장 막판 금리가 급등했다. 김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국채 선물시장에서 선물을 꾸준히 사들이던 외국인이 이날 오후 돌연 매도 폭탄을 던지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채권 선물 매도세는 6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좋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Fed는 고용지표가 개선되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편 정부는 이날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투자자 수요가 몰리면서 실질 발행금리는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1시15분 10억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 표시 외평채 10년물을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투자자들의 큰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외평채는 10년 만기 달러표시 채권 10억달러로,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대비 1.15%포인트가 가산된 연 4.023%, 표면금리는 연 3.875%로 정해졌다.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 이후 4년여 만이다.

하헌형/고은이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