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특급호텔 '반값' 패키지 인기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 덕분에 호텔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보통 추석 때는 출장 목적의 투숙객이 줄어 객실이 꽤 비지만 올해는 호텔에서 쉬면서 연휴를 보내려는 가족단위 고객과 미혼 여성을 중심으로 투숙객이 늘고 있다. 유럽 등으로 장거리 해외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롯데호텔은 지난달 30일까지 추석 패키지 150실이 판매됐다고 1일 밝혔다. 추석을 20일 앞둔 시점을 기준으로 작년보다 200% 증가한 수치다. 롯데호텔은 오는 13~25일 추석 패키지를 운영한다.

신라호텔은 추석 연휴기간 객실 예약이 작년 추석 때보다 23% 늘었다. 신라호텔은 추석 패키지 판매가 시작되면 객실 예약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호텔은 딜럭스룸 1박, 야외수영장 입장권, 영빈관 와이너리 투어 등으로 구성된 추석 패키지를 2일부터 판매한다. JW메리어트호텔도 추석 패키지 예약이 지난해보다 150%가량 증가했다.

가격이 평소보다 최대 50% 이상 싸다는 점이 추석 패키지 인기 요인이다. 특급 호텔들은 출장 목적의 외국인 고객이 급감하는 추석 연휴에 내국인을 상대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춘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JW메리어트호텔 추석 패키지를 예약하면 평소 30만원 가까이 되는 슈페리어룸을 1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세종호텔은 평소 24만원인 스탠더드룸이 포함된 ‘달맞이 패키지’를 10만9000원에 판매한다.

이 패키지에는 N서울타워 전망대 관람권과 케이블카 왕복권이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할인율은 60%에 이른다.

슈페리어룸 1박과 롯데시네마 관람권 2매 등으로 구성된 롯데호텔 추석 패키지도 평상시 나오는 패키지 상품보다 가격이 6만원 저렴하다. 객실 이용권 외에 각종 부가서비스가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평소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이라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추석 연휴 5일 중 2~3일간 고향에 다녀온 뒤 이틀 정도는 호텔에 투숙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정대호 롯데호텔 객실판촉팀장은 “명절 준비에 지친 주부와 추석 연휴를 제2의 여름휴가처럼 보내고 싶어하는 미혼여성들을 겨냥해 패키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장거리 해외 여행객이 증가한 것도 올 추석의 특징이다. 오는 16일과 17일 휴가를 내면 최장 9일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는 올해 추석 연휴 시작 나흘 전부터 시작일(18일)까지 유럽행 항공권 판매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0%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동남아 항공권은 44% 증가했다.

G마켓에서는 유럽 호텔상품 예매가 156% 증가한 데 비해 동남아 호텔 예매는 58% 늘었다. 항공권과 호텔을 묶은 에어텔 상품 판매는 유럽행이 20% 증가한 반면 동남아행은 16% 감소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