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145조원 예상…성사되면 버라이즌이 와이어리스 지분 100%

런던에 본사를 둔 보다폰 그룹이 미국 1위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주식을 정리키로 하고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주식 중 55%는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가, 나머지 45%는 보다폰 그룹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약 1천300억 달러(145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이번 매각이 성사된다면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모회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의 100% 자회사가 된다.

버라이즌과 보다폰 측은 몇 주 전부터 협상을 벌여 왔으며, 결과가 다음 달 첫 주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버라이즌 측은 은행 여러 곳과 협의해 인수 자금 중 약 600억 달러(67조 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당 조달 자금 규모는 약 100억 달러(11조 원)로 알려졌다.

버라이즌이 보다폰 이탈리아의 지분 23%을 정리함으로써 보다폰이 보다폰 이탈리아를 100% 자회사로 편입토록 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사상 3번째로 큰 인수합병(M&A)이 된다.

지금까지 M&A 중 최대 규모는 보다폰이 1999년 독일의 만네스만을 2천30억 달러에 인수한 사례이며, 두 번째가 AOL이 2000년 타임워너를 1천650억 달러에 사들인 경우였다.

보다폰 그룹이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확인한 29일 주가는 약 8% 상승해 최근 12년간 최고치인 204.75펜스에 이르렀다.

또 버라이즌 주가는 이날 오전 뉴욕 증권시장에서 약 4% 오른 48.37 달러에 거래됐다.

이처럼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번 지분 정리가 보다폰과 버라이즌 양측에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보다폰은 지분을 정리해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유럽과 인도 등 신흥 시장과 유선통신 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생기게 된다.

어차피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지분 45%로는 경영권 행사를 할 수 없고 배당 시점도 마음대로 정할 수 없기 때문에 지분을 정리하는 쪽이 낫다는 것이다.

버라이즌은 미국 제1위 이동통신업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경영 전략에 유연성을 가지게 된다.

또 현금 흐름이 좋기 때문에 인수 비용을 조달하고 갚을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