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마 91년 역사상 최초로 한·일전이 열린다.

한국마사회는 다음달 1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일본의 경주마 3마리를 초청해 한국 경주마 11마리와 대결을 펼치는 ‘한·일 경주마 교류경주’를 개최한다. 오는 11월에는 한국 경주마 3마리가 일본으로 건너가 경주를 한다. 한·일 경주마의 맞대결은 처음이다. 총상금은 2억5000만원(우승상금 1억3750만원).

이번 경주를 위해 일본지방경마전국협회(NAR) 소속 오이경마장에서 뛰고 있는 ‘파이널스코어’ ‘토센아처’ ‘빅걸리버’ 등 3마리의 경주마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일본은 미국 영국 호주 등 경마 선진국과 함께 파트1 국가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 파트3 국가인 한국보다 경마 수준이 높다.

여기에 맞서는 한국도 통산 30전25승으로 한국 경주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터프윈’을 필두로 ‘싱싱캣’ ‘리멤버불패’ ‘마리대물’ 등이 홈에서 열리는 첫 한·일전에 출전한다. 터프윈은 최근 4연승을 달리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으며 서울경마공원 최고의 기수 조경호 선수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어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이번 한·일전은 터프윈을 맡고 있는 신우철 감독(61)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감독으로 1110승을 올려 통산 최다승 기록을 보유, ‘마신(馬神)’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신 감독은 “아버지의 대를 이어 사상 첫 한·일전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아버지 고 신현태 씨에 이어 2대째 경마 감독의 길을 걷고 있다. 1960~1976년에 감독 생활을 했던 신현태 씨는 일제시대 만주에서 경마 기수로 활동하며 일본인 마주와 기수의 견제 속에서도 일왕배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일제강점기 아버지는 한국인 기수로써 민족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아들인 내가 개인적으로 일본 경주마들을 꺾고 한국 경주마의 자존심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주마 가운데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파이널스코어의 아라야마 가츠노리 감독은 “일본과 다른 경주로에서 뛰는 것은 문제되지 않으나 홈그라운드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린 터프윈에 대비해 어떤 전략을 짜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이번 경주를 평가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