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심리를 통해 본 파괴적 진실‥7편. 살인자가 시체를 토막 내는 이유



시신을 토막 내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것만큼 드물지는 않다. 최근 몇 년간 뮌헨 살인 수사반에서 담당한 사건만도 적지 않다. 이 이해하기 힘들고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에는 일차적으로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범죄의 증거’라는 범죄의 체소體素가 사라지면 범죄 사실을 증명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사체를 토막 내기로 결정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이렇게 믿고 있다. 그러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독일에서는 시신이 없어도 유죄 선고가 가능하다. 물론 주 증거물 없이 진짜 살인 동기나 실질적인 범행을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이 때문에 유죄를 선고받지 않은 경우는 적어도 내가 맡은 사건에서는 없다.



시신만 사라지면 연행이 되지 않을 수 있고 형 선고도 피할 수 있다고 많이들 생각할 것이다. 범인은 범죄 행위가 발각되면 처벌을 받을까 겁에 질려 종종 어린아이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자신이 ‘망가뜨린’ 대상을 감춰버리고는 아무도 자신에게 그에 대해 묻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역겨운 행위를 실행하기까지 범인이 어마어마한 것들을 극복해야 했음에는 반문의 여지도 없다. 대부분은 패닉 상태에서 일을 저지르지만, 냉혹한 계산에 따라 하는 사람도 있고 극히 소수는 변태적인 성향으로 그러기도 한다.



범인은 시신을 치워버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다. 범행 장소가 자신의 집 주변인 경우가 그렇다. 이런 경우가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살인사건은 주로 인간관계에 얽혀서 벌어지기 때문에 관계성 범행은 대부분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집안에서 일어난다.



살인 범죄에 관해서는 자신의 집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통계적으로 봐도 사람에게 가장 안정감을 주는 장소인 집이 어두운 지하 차고나 인적 없는 지하철역, 비행지구의 어두컴컴한 골목길보다도 훨씬 더 위험하다.



그렇다면 사체는 어떻게 운반할까? 온전한 상태 그대로 두고 치우기에는 사체는 말 그대로 너무 무겁고 눈에도 잘 띈다. 무거운 사체를 질질 끌고 간다면 다른 사람에게 들킬 위험이 높다.



사체를 휴대하기 편하게 토막 내어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편이 덜 위험하다. 시신을 카펫으로 말아 쓰레기 수거함에 넣은 사건이 떠오른다. 남자는 카펫을 무겁게 끌고 가는 과정에서 이미 누군가에게 들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고 얼마 안 가 체포되었다. 범행 장소는 남자의 집이었다.



우리가 담당하는 구역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 가운데 가장 역겨우면서도 난해한 사건은 한 아시아인이 범인이었다. 이 남자가 어떻게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증명할 길이 없어 그는 단순히 상해치사 혐의로만 형을 선고받았다. 우리가 아는 것이라고는 그가 아내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것이다. 카펫에 넓게 얼룩져 있는 혈흔, 욕조와 부엌 싱크대의 냄새막이에 걸러져 있는 뼈 조각이 이런 사실을 가리켰다.



범인이 일한 모든 정원을 뒤져 썰어놓은 짚더미를 샅샅이 뒤져보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눈에 띄는 비닐봉지를 발견했고, 거기에서 아내의 DNA 흔적이 검출되었다. 그러나 시신을 토막 내고 처리한 것은 법적으로는 단순히 평온한 죽음을 방해한 것으로만 형사처벌이 가능해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남자는 살인 범죄 가운데 가장 미약한 형태, 즉 상해치사로 비교적 경미한 처벌을 받았다.



그가 비열하게 아내를 죽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증거도 없고 정황도 충분치 않았다. 더군다나 탐욕, 간악성, 잔혹성 같은 모살 특징을 입증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범인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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